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매우 훌륭한 인터뷰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4일 SNS에 올린 <두 대통령의 '위트'에 담긴 '각각의 진심'> 글에서 "4월7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내가 대선에 져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행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사들이 실렸다"며 "기사 제목만 봐서는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에 한미 공조에 구멍이 생겼다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로 읽혀 빛의 속도로 기사를 훑어 내려갔으나 기사의 후반부로 갈수록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려고 한 게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주한 미군을 위한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의 5배 이상인 50억 달러(약 6조 원)로 올리라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던 상황을 묘사하며 '부국이 된 한국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이 계속 '안 된다며 버텼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홍보해 준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고 했다. 박 수석은 당시 티타임 참모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한 말씀이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대통령께서는 하실 말씀이 없으신지요"라고 물었다며, 문 대통령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거의 틀을 많이 벗어났다는 것을 전방위적으로 설명하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참 많이 버텼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다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마 내가 그렇게 버틴 게 다른 나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을 걸요"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어쨌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셀프 칭찬 인터뷰가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을 칭찬한 결과로 귀결되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매우 훌륭한 인터뷰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