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메신저' 역할 주목…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 "상당한 규모 외빈 참석"
尹당선인 취임식에 '시진핑 측근' 왕치산 中부주석 참석 가능성
중국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왕 부주석이 오는 10일 열리는 윤 당선인 취임식에 중국 측 축하사절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집권 초기 권력 기반을 다진 반부패 사정 운동을 이끌며 시 주석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던 인물로, 과거 시 주석의 '오른팔'로 평가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로 부총리급 인사를 보내왔다.

왕 부주석을 파견한다면 다소 격을 높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박근혜 당시 당선인 취임식에는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이, 2008년 이명박 당선인 취임식에는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무담당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외교가에서는 단순한 급보다도 왕 부주석이 시 주석의 측근 인사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달 21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윤 당선인과 바이든 정부가 '한미 밀착 기조'를 강화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과 가까운 인사를 보내 새 정부에 대한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왕 부주석 참석 여부에 대해 "외교 관례상 외국 분들은 그 나라에서 먼저 참석 의사를 공개한다"며 말을 아꼈다.

취임준비위는 각국의 동의를 얻은 뒤 오는 5일께 취임식 참석 외교사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외교안보 분야가 아닌 부처 장관급 인사와 의회 인사 등의 방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외교·안보라인은 취임식 열흘 뒤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대표로 파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현재 전·현직 정상, 각료급 이상 대표 등의 참석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코로나 상황이지만 역대 취임식과 비교해 상당한 외빈들이 참석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