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 요인 강해 원/달러 환율 상단 1,300원까지 열어둬야"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증권사들은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달 28일 1,272.5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19일(1,285.7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1,27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오후 현재 환율은 1,26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 때마다 달러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요인이 부재하다"며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위안화마저 약세를 전환한 점도 원화 가치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이 오버슈팅(단기급등)한 후 4월 29일 1,256원으로 급락한 것을 고려할 때 1,272원에서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여전히 원화 약세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상단은 1,300원까지 열어둘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그는 "더불어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것을 미루어 보면 원화 약세에 대한 불안심리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5∼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전후로 달러 강세가 완화해 환율이 하락하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 통화와 위안화의 약세,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 1,250원을 돌파한 기술적 움직임, 연준의 긴축 두려움 등으로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환율이 국내 수출 둔화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위안화와 엔화 주도의 달러 인덱스 상승은 이어질 수 있지만, 원화는 2분기 이후 (달러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될 것"이라며 "향후 연준 긴축 불확실성 등이 해소되면 반대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