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아름다운 바닷가에 해마다 4∼9월 무렵이면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옵니다.
파도를 타고 엄청나게 떠밀려오는 갈색 해조류가 그것입니다.
모자반의 일종인 이 해조는 에메랄드 바다와 하얀 모래를 적갈색으로 물들입니다.
고약한 악취와 두통도 동반하기 때문에 카리브해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에겐 피하고픈 존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나 막 기지개를 켜는 멕시코 관광업계에도 큰 타격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빠르게 늘어난 이 모자반은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멕시코는 지난 2018년 엄청난 모자반의 습격으로 고생한 바 있는데 올해는 그때보다 더 많은 모자반이 밀려올 수도 있다고 AP통신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멕시코 생물학자 로사 로드리게스 마르티네스는 "최근 며칠간 떠밀려온 모자반 양과 범위는 2018년에도 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멕시코 해군은 11척의 배를 동원해 바다에서 모자반을 제거하려고 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바다에서 제거한 모자반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해안으로 쓸려 옵니다.
모자반이 특히 많이 쌓이는 지역에 위치한 리조트들은 매일 해조류 더미를 청소하는 게 일인데, 워낙 양이 많으니 갈퀴로는 어림없고 굴착기가 동원되기도 합니다.
수거한 모자반 처리도 골칫거리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채석장이나 산림, 늪지 등에 버리곤 하는데, 모자반이 함유한 염분이 다른 식물들이나 지하수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모자반의 습격이 최근 몇 년 새 더 거세진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과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모자반 성장을 촉진하는 성분이 담긴 하수의 바닷물 유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든 인간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걸 부인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