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선포 3년…점유율은 오히려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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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AP 점유율 반토막, 파운드리 정체…반도체 매출 70% 이상이 메모리
171조원 투자로 분위기 반전 시도…반도체 M&A 전문가 영입도
2030년까지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등에 오르겠다는 삼성전자의 장대한 도전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주력 제품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시스템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대만의 TSMC에 밀려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고성능·고부가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전방위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인수합병(M&A) 전문가까지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 스마트폰의 '두뇌' 모바일 AP 점유율 반토막…파운드리도 TSMC에 고전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선포 3주년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기존 계획에 38조원을 더해 총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비전 선포 3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제품군 중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 분야에 주력해왔는데 전통 강자인 미국 퀄컴과 애플, 대만 미디어텍에 치여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2019년 12.0%에서 2020년 9.7%, 지난해 6.6%로 하락했다.
반면 퀄컴의 점유율은 2019년 34.8%에서 지난해 37.7%로, 애플은 22.9%에서 26%로, 미디어텍은 12.7%에서 26.3%로 각각 늘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9년부터 18% 안팎에 정체돼 있지만, 글로벌 1위 TSMC는 꾸준히 50% 이상을 유지하면서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TSMC의 점유율이 작년보다 3%포인트(p) 상승한 56%를 기록하고, 삼성전자는 작년보다 2%p 하락한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 맞춤형 제품을 판매하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기존에 구축된 공급망을 뚫고 새 고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시스템반도체 산업 내부에서도 기업별 전문화 추세가 강해지고 있어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삼성 반도체 매출 70% 이상이 메모리…업황 따라 실적 '출렁'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집중하는 것은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반도체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반도체는 크게 정보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데이터를 연산·제어·처리를 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매출의 70% 이상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올 만큼 메모리 편중이 심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 매출 26조9천억원 중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74.8%(약 21조원) 규모였다.
시스템반도체보다 업황 변동성이 큰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가격 상승과 하락이 주기적으로 반복돼 왔으며, 이에 따라 메모리 사업 편중이 심한 삼성전자의 실적도 업황에 따라 매번 출렁였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삼성전자는 연간 58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이듬해 메모리 업황이 급속히 나빠지자 1년 만에 영업이익이 반 토막(27조8천억원) 났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메모리 업황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중앙처리장치(CPU)와 모바일 AP, 이미지센서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시장보다 더 크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4천21억달러(약 506조원), 메모리반도체는 1천538억달러(약 194조원) 수준이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6G(6세대 이동통신) 기술 확산에 따라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대규모 시설 투자에 반도체 M&A 전문가 영입…분위기 반전 노린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에서 밝힌 것처럼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48조2천억원이었는데 이 중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가 90.3%(43조6천억원)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액은 2019년 22조6천억원, 2020년 32조9천천억원, 지난해 43조6천억원으로 매해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예고했던 것처럼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가 늘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인데 단순 계산하면 연평균 14조3천억원 규모다.
대표적으로 2020년 착공한 삼성전자 평택 3라인(P3)은 올해 하반기까지 완공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존하는 단일 반도체 라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인 P3에서 삼성전자는 5나노 로직 제품을 비롯한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도 올해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 더해 시스템반도체 후발 주자인 만큼 유망 반도체 기업을 인수·합병(M&A)해 단숨에 사업 구도의 전환을 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반도체 M&A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영입했다.
그는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100억달러 규모), AMS의 오스람 인수(46억달러 규모), 마벨의 아콴티아 및 아베라 인수 등 다수의 대형 반도체 M&A 거래를 성사시킨 인물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앞서 올해 1월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치사리 영입이 반도체 기업 M&A 추진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 시도가 주요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처럼 반도체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반도체 기업 M&A가 더 어려워지는 추세"라며 "삼성이 대형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는 대신 유망 반도체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의 형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71조원 투자로 분위기 반전 시도…반도체 M&A 전문가 영입도
2030년까지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등에 오르겠다는 삼성전자의 장대한 도전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주력 제품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시스템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대만의 TSMC에 밀려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고성능·고부가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전방위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인수합병(M&A) 전문가까지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 스마트폰의 '두뇌' 모바일 AP 점유율 반토막…파운드리도 TSMC에 고전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선포 3주년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기존 계획에 38조원을 더해 총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비전 선포 3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제품군 중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 분야에 주력해왔는데 전통 강자인 미국 퀄컴과 애플, 대만 미디어텍에 치여 점유율이 반토막 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2019년 12.0%에서 2020년 9.7%, 지난해 6.6%로 하락했다.
반면 퀄컴의 점유율은 2019년 34.8%에서 지난해 37.7%로, 애플은 22.9%에서 26%로, 미디어텍은 12.7%에서 26.3%로 각각 늘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9년부터 18% 안팎에 정체돼 있지만, 글로벌 1위 TSMC는 꾸준히 50% 이상을 유지하면서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TSMC의 점유율이 작년보다 3%포인트(p) 상승한 56%를 기록하고, 삼성전자는 작년보다 2%p 하락한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 맞춤형 제품을 판매하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기존에 구축된 공급망을 뚫고 새 고객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시스템반도체 산업 내부에서도 기업별 전문화 추세가 강해지고 있어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삼성 반도체 매출 70% 이상이 메모리…업황 따라 실적 '출렁'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집중하는 것은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반도체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반도체는 크게 정보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데이터를 연산·제어·처리를 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매출의 70% 이상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올 만큼 메모리 편중이 심하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 매출 26조9천억원 중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74.8%(약 21조원) 규모였다.
시스템반도체보다 업황 변동성이 큰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가격 상승과 하락이 주기적으로 반복돼 왔으며, 이에 따라 메모리 사업 편중이 심한 삼성전자의 실적도 업황에 따라 매번 출렁였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삼성전자는 연간 58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이듬해 메모리 업황이 급속히 나빠지자 1년 만에 영업이익이 반 토막(27조8천억원) 났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메모리 업황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중앙처리장치(CPU)와 모바일 AP, 이미지센서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시장보다 더 크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4천21억달러(약 506조원), 메모리반도체는 1천538억달러(약 194조원) 수준이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6G(6세대 이동통신) 기술 확산에 따라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대규모 시설 투자에 반도체 M&A 전문가 영입…분위기 반전 노린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에서 밝힌 것처럼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48조2천억원이었는데 이 중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가 90.3%(43조6천억원)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액은 2019년 22조6천억원, 2020년 32조9천천억원, 지난해 43조6천억원으로 매해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예고했던 것처럼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가 늘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인데 단순 계산하면 연평균 14조3천억원 규모다.
대표적으로 2020년 착공한 삼성전자 평택 3라인(P3)은 올해 하반기까지 완공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존하는 단일 반도체 라인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인 P3에서 삼성전자는 5나노 로직 제품을 비롯한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도 올해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 더해 시스템반도체 후발 주자인 만큼 유망 반도체 기업을 인수·합병(M&A)해 단숨에 사업 구도의 전환을 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반도체 M&A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영입했다.
그는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100억달러 규모), AMS의 오스람 인수(46억달러 규모), 마벨의 아콴티아 및 아베라 인수 등 다수의 대형 반도체 M&A 거래를 성사시킨 인물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앞서 올해 1월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치사리 영입이 반도체 기업 M&A 추진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 시도가 주요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처럼 반도체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반도체 기업 M&A가 더 어려워지는 추세"라며 "삼성이 대형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는 대신 유망 반도체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의 형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