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내부 모습 영상' 보도…"진위 확인 안 되지만 배경이 제철소와 비슷"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참호 삼아 러시아군에 저항 중인 가운데 최근 제철소 내부의 절박한 상황을 담았다는 영상이 공개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아조우스탈을 방어하고 있는 아조우 연대는 제철소 지하에 피신한 주민들의 모습을 소개하는 영상들을 이달 18일 이후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올리고 있다.
[우크라 침공] "기저귀도 없어 비닐백으로"…절박한 아조우스탈
영상에서 어린아이들이 임시방편으로 비닐 주머니를 테이프로 붙여 만든 기저귀를 찬 채 눅눅하고 곰팡내 나는 방에서 자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 중년 여성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몸을 불안하게 떨면서 주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침상에 눕고 있다.

그는 과거 제철소 노동자의 유니폼으로 보이는 재킷을 입고 있다.

영상에 등장한 소녀는 애처로운 목소리로 "집에 가고 싶어요", "햇빛을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을 제외한 마리우폴 전역을 점령한 채 제철소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아조우 연대와 우크라이나군, 현지 시민 등 수천 명이 제철소 지하에 몸을 숨기고 있다.
[우크라 침공] "기저귀도 없어 비닐백으로"…절박한 아조우스탈
러시아군의 맹공격으로 모든 언론이 마리우폴을 떠나고 통신과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아조우 연대가 최근 올리고 있는 영상만이 최근의 현지 상황을 전해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 영상이 제철소에서 촬영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영상 속 배경이 제철소의 모습과 유사하고 제철소 전 직원들도 "영상이 그곳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조우 연대는 28일에는 러시아군이 제철소 내 병원을 폭격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깁스나 붕대를 한 20여명이 어수선한 분위기의 방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헤드랜턴을 쓴 한 남성이 어둠 속에서 잔해를 파고 있고, 다른 한 남성은 주저앉아 충격을 받은 듯 플라스틱병을 든 손을 크게 떠는 모습도 담겼다.
[우크라 침공] "기저귀도 없어 비닐백으로"…절박한 아조우스탈
아조우스탈 연대장인 스비아토슬라브 팔라마르 부사령관은 NYT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영상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적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분명히 민간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엔도 아조우스탈 내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을 러시아와 협의하겠다고 나섰지만 인도주의 회랑 구축 등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아조우스탈의 상황은 매우 절박하다"며 "그들은 구원을 간청하고 있고, 이는 수일 내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간 내에 해야 하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