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앞두고 민주묘지 가는길 이팝나무 가지치기 "아쉬운 행정"
광주 북구 "가로수 생육 위해 약한 수준으로 진행, 5월에 꽃핀다"
[고침] 지방(5·18 앞두고 민주묘지 가는길 이팝나무 가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즈음 주먹밥과 같은 하얀 꽃을 피워 5·18을 상징하는 나무로 심은 이팝나무 가로수 가지치기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8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구는 '민주로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을 진행하며 국립 5·18민주묘지로 향하는 길가의 이팝나무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2억9천500만원 예산으로 묘지 인근 민주로에 화단 조성, 수목 식재, 가로수 정비 등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북구는 가로수인 이팝나무 370주의 가지를 생육을 위해 정리했다.

5·18 전후 많은 대형차량이 도로를 지나는데 많이 자라 도로로 뻗어 나온 가지가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도 가지치기의 배경이 됐다.

그러나 뒤늦게 가지치기를 목격한 시민들과 5월 단체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5·18을 앞두고 하얀 꽃을 피울 것을 기대했는데, 가지치기로 올해는 꽃을 보기 어렵게 됐다며 아쉬운 행정이라는 비판이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5·18 묘역을 가는 길에 흐드러지게 꽃이 핀 이팝나무는 5월의 상징이었는데 안타깝다"며 "하얗게 핀 꽃을 보며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했는데 올해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는 "가지치기를 진행했지만, 올해도 이팝나무가 정상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라고 밝혔다.

북구 관계자는 "이팝나무의 속 가지, 죽은 가지, 중첩 가지 등만 정리하는 약한 수준으로 가지치기했다"며 "잎이 펴지고 개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 5월 초·중순에는 풍성한 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부 이팝나무 가지가 전기 선로에까지 뻗어나가 한전 측이 상단부를 지난 3월 쳐낸 가지가 일부 있으나, 북구가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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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팝나무는 입하(立夏) 무렵인 5~6월 꽃이 핀다고 해 '입하'가 '이팝'으로 변음한 이팝나무로 불린다.

1994년 국립 5·18민주묘지(신 묘역) 조성 당시에는 묘지를 향하는 진입로에 마땅한 가로수가 없어, 광주시는 5월을 상징하는 나무를 찾아 나서 고심 끝에 5월에 꽃 피우는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선택해 1995년부터 대대적으로 심었다.

특히 이팝나무의 어원으로는 꽃이 '이밥(쌀밥)'처럼 피어난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이는 주먹밥을 나누며 민주주의 새역사를 써간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