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미사일 보낸 보낸 서방…"우크라서 러 완전 퇴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7일(현지시간) 63일째를 맞은 가운데, 서방의 강경 기조가 더욱 확고해지는 모습이다.

침공 초기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방어'에 치중하던 서방은 점차 더 강력한 무기를 내주며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목표로 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밀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더 멀리, 빨리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며 모두의 전쟁"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전략적 의무"라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에 중화기, 탱크, 전투기를 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재고를 끌어모으고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러스 장관의 발언을 두고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영국의 목표에 대한 가장 명확한 발언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침공은 "반드시 실패해야 하며, 실패한 것으로 보여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모호한 표현을 써왔다.

또 이는 러시아가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점령한 영토뿐만 아니라 8년 전에 합병한 남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를 배후로 한 반군 세력이 2014년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수립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에서 전쟁을 치러왔다.

여기에 서방의 한 정보당국자는 "'승리'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영토 획득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우리의 전략적 목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확실히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했다고 보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의미를 묻는 말에 "우리는 러시아군이 최소한 올 2월에 점령했던 자리로 철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들의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서방 관료들의 강경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정부 차관은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영국 등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군사 표적을 공격하는 것은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독일에서 열린 40여개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승리를 돕기 위해 천지를 모두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관리들은 여전히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방어에 초점을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탱크·미사일 보낸 보낸 서방…"우크라서 러 완전 퇴출"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공급도 과감하게 늘리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지금까지 미국 등 30여개국이 우크라이나의 군사 무장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3천억원) 상당의 무기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 중 미국의 지원액은 37억달러(약 4조6천억원)이다. 미국이 21일 발표한 8억달러(약 1조원) 상당의 신규 군사 지원에는 155mm 곡사포 72기, 포탄 14만4천발, '피닉스 고스트' 전술 드론 121대 등이 포함됐다.

영국은 대공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한 스토머 장갑차 여러 대를 보내기로 했고, 폴란드는 소련제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여기에 영국이 우크라이나 항구도시를 보호하기 위한 대함미사일 수백기를 보낼 것이라고 영국 더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자주대공포 50대 수출을 허용, 중화기를 처음으로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끈질긴 저항과 열악한 병참, 악천후 등으로 고전을 겪긴 했지만 여전히 병력과 무기가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서방의 무기 지원이 전세를 바꾸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소형 핵폭탄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