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과 정체성에 대한 고찰…전주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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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연출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 작품
주연 저스틴 민 "아시아계 미국인 존재 알릴 필요 있어" "'애프터 양'은 '다름'(difference)이라는 걸 중요한 주제로 다룹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우리 정체성과 존재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의 주연 배우 저스틴 민은 28일 시사회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인 그는 "영화에는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중국인 아이가 한 가족으로 나온다"며 "실제 미국 사회에서 점점 더 많아지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프터 양'은 먼 미래,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 '양'이 가족과 함께 살다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미국 작가 알렉산더 와인스타인의 단편 '양과의 안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인 이민 가족 4세대의 이야기를 그린 애플TV+ '파친코'를 선보인 코고나다 감독이 연출했다.
감독은 일정상 이번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저스틴 민은 "대본을 받고 감동해 비행기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코고나다 감독과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했고 그런 얘기들이 영화에도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민은 제이크(콜린 패럴 분)와 카이라(조디 터너-스미스) 부부가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를 위해 중고로 구매한 양을 연기했다.
양은 미카와 비슷한 외양을 한 동양인으로, 미카에게 중국인이라는 뿌리 의식을 심어주는 형제 역할을 한다.
자신이 엄마, 아빠의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슬퍼하는 미카를 위로하고 안심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양이 작동을 멈추고 깨어나지 않자 미카는 한순간에 뿌리이자 형제, 친구를 잃는다.
제이크는 딸을 위해 양을 고치려 뛰어다니다가 전문가로부터 양이 기억을 저장하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기억 데이터를 훑어보게 보며 제이크는 자신이 다 안다고 생각한 양의 내밀한 기억과 시간을 마주한다.
가족들이 별 생각 없이 했던 말과 행동은 양에게는 날카로운 기억이 된 동시에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제이크와 차(茶)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양의 이런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스틴 민은 이 장면을 두고 "차에 대한 감정을 '진짜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양이 공감됐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양이 겪는 고민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제가 고민하는 것과도 결이 비슷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인 가족과 살고, 한국 사람처럼 보이고, 한국말도 조금은 할 수 있지만, '이게 과연 진짜일까'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 동시에 양은 로봇으로 살아가는 삶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인간성에 대해 탐구하지만, 그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저스틴 민은 "코고나다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양이 얼마만큼 로봇처럼 보여야 하고 인간적이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답을 해주지 않더라"면서 "촬영을 해나가면서 답을 찾았다"고 했다.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을 다뤘잖아요.
하지만 제가 해석한 양은 자신이 필요한 존재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인물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인간성이란 그런 겁니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한 게 아니라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죠."
/연합뉴스
주연 저스틴 민 "아시아계 미국인 존재 알릴 필요 있어" "'애프터 양'은 '다름'(difference)이라는 걸 중요한 주제로 다룹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우리 정체성과 존재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의 주연 배우 저스틴 민은 28일 시사회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인 그는 "영화에는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중국인 아이가 한 가족으로 나온다"며 "실제 미국 사회에서 점점 더 많아지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프터 양'은 먼 미래,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 '양'이 가족과 함께 살다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미국 작가 알렉산더 와인스타인의 단편 '양과의 안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인 이민 가족 4세대의 이야기를 그린 애플TV+ '파친코'를 선보인 코고나다 감독이 연출했다.
감독은 일정상 이번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저스틴 민은 "대본을 받고 감동해 비행기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코고나다 감독과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했고 그런 얘기들이 영화에도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민은 제이크(콜린 패럴 분)와 카이라(조디 터너-스미스) 부부가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를 위해 중고로 구매한 양을 연기했다.
양은 미카와 비슷한 외양을 한 동양인으로, 미카에게 중국인이라는 뿌리 의식을 심어주는 형제 역할을 한다.
자신이 엄마, 아빠의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슬퍼하는 미카를 위로하고 안심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가르치기도 한다.
양이 작동을 멈추고 깨어나지 않자 미카는 한순간에 뿌리이자 형제, 친구를 잃는다.
제이크는 딸을 위해 양을 고치려 뛰어다니다가 전문가로부터 양이 기억을 저장하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기억 데이터를 훑어보게 보며 제이크는 자신이 다 안다고 생각한 양의 내밀한 기억과 시간을 마주한다.
가족들이 별 생각 없이 했던 말과 행동은 양에게는 날카로운 기억이 된 동시에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제이크와 차(茶)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양의 이런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스틴 민은 이 장면을 두고 "차에 대한 감정을 '진짜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양이 공감됐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양이 겪는 고민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제가 고민하는 것과도 결이 비슷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인 가족과 살고, 한국 사람처럼 보이고, 한국말도 조금은 할 수 있지만, '이게 과연 진짜일까'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 동시에 양은 로봇으로 살아가는 삶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인간성에 대해 탐구하지만, 그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저스틴 민은 "코고나다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양이 얼마만큼 로봇처럼 보여야 하고 인간적이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답을 해주지 않더라"면서 "촬영을 해나가면서 답을 찾았다"고 했다.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을 다뤘잖아요.
하지만 제가 해석한 양은 자신이 필요한 존재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인물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인간성이란 그런 겁니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한 게 아니라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