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 수출 막은 인도네시아…"식용윳값 안내리면 품목 확대"
내수시장 안정을 위해 오는 28일부터 팜유 수출을 금지한 인도네시아가 식용윳값이 작년 초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이 조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27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 장관은 전날 밤 내놓은 성명에서 "팜유 수출 금지는 식용유 또는 RBD 팜올레인에만 적용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수출금지 적용 기간에 대해 28일 0시부터 모든 지역의 대용량(벌크) 식용유 가격이 리터(L)당 1만4천 루피아(1천230원)에 도달할 때까지라고 명시했다. 리터당 1만4천 루피아의 가격은 작년 초 수준이다.

팜유 국제가격이 지난해 가파르게 오르자 인도네시아의 팜유업자들이 수출에만 집중해 올 초부터 내수시장 식용윳값 급등과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초 식용윳값이 리터당 2만 루피아(1천756원)로 40% 이상 오르자 내수 공급의무,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가격이 더 오르고 '식용유 파동'이 계속되자 수출세를 인상, 거둬들인 세금으로 식용유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 원유(CPO) 등은 그대로 수출하고, 식용유와 원료물질인 RBD팜유 수출만 금지하기로 하자 라면·과자 등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최악은 피했다"면서도 여전히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팜 열매를 압착해서 짜낸 팜유 원유를 정제·표백·탈취(RBD)하면 RBD팜유가 되고, 분획 공정을 거치면 고체 부분인 팜스테아린과 액체 부분인 팜올레인으로 분리된다.

RBD 팜올레인은 인도네시아의 전체 팜유 제품 수출량 가운데 30∼40%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수시장 식용유 수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만약 그래도 가격이 내리지 않으면 팜유 다른 제품까지 수출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트라 자카르타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팜올레인 수입 총액은 6천545만 달러(826억7천만원)인데, 99.9%가 말레이시아산이고 인도네시아산은 0.1%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산 팜올레인을 거의 쓰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팜올레인 수출 중단으로 당장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지만, 말레이시아산까지 가격이 오를까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업자들은 계속 생산되는 팜올레인 등의 저장고가 한정돼 있고, 수출 중단이 계속되면 무역수지에 미칠 타격이 크기에 이번 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물가상승에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해 식용유 등 수출 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여론 조사 결과 조코위 대통령 지지율은 올해 초 75.3%에서 최근 59.9%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