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동부 식량난 가중…이미 1천500만명 기근 시달려
유엔 "아프리카 40년만 최악 가뭄…아동 200만명 아사 위기"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서 심각한 가뭄으로 어린이 2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유엔이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비공개 기부자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엔이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중 극히 일부만 보유한 상황이라며 지원을 호소하는 연설에서 이른바 '아프리카의 뿔' 지역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이다.

이미 극심한 가뭄 피해에다가 올해 우기에도 비가 내리지 않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그리피스 사무부총장은 이 지역에서 이미 1천500만명 이상이 심각한 수준의 기근에 시달리며, 300만마리의 가축이 가뭄으로 폐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트위터를 통해 현장에서 약 14억달러(약 1조7천563억원) 기부금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유럽연합(EU)은 6억3천300만유로(약 8천488억원)을 약속했고, 캐나다는 7천300만달러(약 916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소말리아에 2천 5백만 파운드(약 39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엔 "아프리카 40년만 최악 가뭄…아동 200만명 아사 위기"
그리피스 사무부총장은 "행동에 나설 절박감을 잃지 말자"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가뭄 문제가 세상의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약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온 상황이다.

2011년 극심한 가뭄으로 26만여 명이 숨진 소말리아 대기근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선 구호단체들은 사태 심각성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9일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2천만 명이 기근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