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영향에 제철 멍게 생산량 급감…"최악의 흉작"
남해안 멍게가 고수온 영향으로 올해 최악의 흉작을 맞았다.

26일 멍게수하식 수협에 따르면 올해 유통된 멍게는 56t으로, 작년 생산량인 144t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평년 수준(413t)이던 2년 전과 비교하면 80%나 급감했다.

멍게는 물양장에 설치한 뗏목 아래로 굵은 밧줄을 길게 늘어뜨려 키워낸다.

수확 시기 밧줄에는 살 오른 멍게가 촘촘히 달려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허전하기만 하다.

2년간 애지중지 키워낸 멍게가 물컹한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 모습에 어민들의 수심이 크다.

통영에서 멍게 양식업을 하는 어민 A씨는 "좋은 일도 아닌데 하소연하고 싶지 않다"며 울적한 목소리로 인터뷰를 거절했다.

고수온 영향에 제철 멍게 생산량 급감…"최악의 흉작"
보통 멍게 수확은 2월부터 6월까지 이뤄진다.

그러나 올해는 4월 중순부터 수확 끝물이다.

일부 어장은 이미 작업을 정리했다.

업계는 작년과 재작년 여름 고수온 영향에 멍게가 제대로 크지 못하고 대량 폐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멍게는 껍질이 얇아 적정 수온인 10∼20도를 벗어나면 껍질이 쪼그라들거나 녹아버린다.

어패류의 호흡을 방해하는 빈산소수괴(산소 부족 물덩어리)가 확산한 탓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이 줄면서 유통가격도 자연히 급등했다.

껍질을 제거한 알멍게 ㎏당 판매가는 평년의 2배 수준인 2만3천원에 이른다.

2020년 1만1천원, 2021년 1만3천원∼1만5천원선이었다.

판매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졌다.

멍게수협 관계자는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니 일반 소비자가 구매를 꺼리게 되는 악순환"이라며 "올해 피해가 내후년까지 후유증을 낳을 수 있어 더 걱정"이라고 전했다.

고수온 영향에 제철 멍게 생산량 급감…"최악의 흉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