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고강도 봉쇄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은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중국 당국이 사실상 제로 코로나 상태가 돼야 상하이 봉쇄를 풀 수 있다고 밝혔는데, 가능한 것인가요?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 중국의 코로나19 상황부터 말씀드리면, 지난 3월초 동북3성 중 하나인 지린성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했습니다. 이후 상하이에서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3월 이후 중국 전체에서 나온 지역사회 감염자가 63만명인데요, 이 가운데 51만명이 상하이에서 나왔습니다.

상하이의 하루 신규 감염자 수는 4월13일 2만7000여명으로 정점을 찍고 만700여명까지 내려갔는 추세였는데, 최근 사흘 동안 다시 2만명대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중국은 최근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다소 수정했습니다. 예전에는 감염자가 0이 될 때까지 해당 지역 봉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봉쇄에 따른 경제 피해가 너무 커지자 사회면 제로 코로나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는 봉쇄관리하는 지역에서만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그 외 지역에선 안 나오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상하이에선 어제도 200여명의 신규 감염자가 봉쇄지역 밖에서 나왔습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봉쇄식 관리라고 하면, 원칙적으로 집 밖으로 나올 수가 없습니다. 최근 주민 불만이 거세지자 아파트단지 안에서까지는 돌아다닐 수 있는 정도까지 완화했습니다. 이렇게 통제를 하는데도 여전히 봉쇄지역에서 2만명대 감염자가 매일 추가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Q2. 상하이 봉쇄로 인해 이제 중국을 넘어 전 세계 공급망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전망은 어떻습니까?

- 중국 중앙정부와 상하이시는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육백예순여섯개의 기업을 담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당국이 요구하는 방역 기준을 맞추면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기업들입니다. 상하이 지역에 있는 5만여개 공장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숫자입니다.

화이트리스트 중에는 자동차 기업이 37%, 의약이 27%, 반도체가 12%, 에너지가 10%를 차지합니다. 상하이는 광둥성에 이어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입니다. 테슬라의 첫 해외공장도 상하이에 있습니다. 반도체는 숫자로는 적지만 중국 1 2위 파운드리인 SMIC와 화훙반도체의 핵심 설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이 실제로 생산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직원 수가 워낙 적은데다 물류가 마비돼 원재료와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기준 실제로 조업을 재개한 기업은 70%에 그치고 있고요, 이마저도 가동률은 5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이트리스트 기업들의 가동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국은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이를 맞추지 못한 기업은 생산을 할 수 없고, 문제가 생기면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재가동 기준의 핵심은 공장을 가동하는 직원들을 외부와 차단하는 '폐쇄루프'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화이트리스트를 내놓기 이전부터 화이트리스트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폐쇄루프 방식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새로 생산을 재개한 곳은 100개 안팎입니다.

결국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공장들이 가동을 한다 해도 협력업체들이 계속 일을 못하는 상황이면 특정 부품이 없어서 생산라인을 멈추는 사태가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Q3. 상하이가 사실상 중국의 경제수도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 특히 물류대란이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수출이나 수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나요?

- 상하이는 중국 GDP의 3.8%를 차지하고요,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 지역은 그 비중이 20%에 달합니다. 상하이에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항이 있습니다. 세계 3위이자 중국 2위 닝보항이 있는 닝보도 상하이 인근이고 역시나 사실상 봉쇄 상태입니다.

중국 당국은 항만이나 공항에 폐쇄루프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격은 트럭물류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4월 들어 상하이를 통과하는 트럭 물동량은 3월 대비 70%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봉쇄된 지역에는 통행증이 있는 트럭만 들어갈 수 있는데, 각 지방정부가 통행증이 있는 트럭의 이동까지 막는 사례가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자의적으로 물류를 차단하지 말라고 수차례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지방정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책임 관료들이 문책을 당하기 때문에 중앙의 지침에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Q4.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걱정입니다. 이제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까지 걱정되는 상황인데, 우리 기업들 분위기 어떻습니까?



- 상하이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500여 곳으로 파악됩니다. 대부분 기업들은 영업본부를 상하이에 두고 생산설비는 인근 도시들에 두고 있습니다. 상하이에 공장을 갖춘 곳은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같은 소비재 기업들이 많습니다.

식품 기업들은 폐쇄루프 시스템을 갖추고 일부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상하이 당국도 시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빠르게 허가를 내줬습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정상화와는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상하이 한국상회의 이준용 회장은 "일부 봉쇄가 완화됐지만 공장 정상화까지는 최소 2~3주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중국공장 중 삼성전자는 상하이와 다소 거리가 먼 서부 시안에 공장이 있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상하이와 함께 창장삼각주를 이루는 저장성 우시에 공장이 있습니다. LG화학의 배터리 공장도 창장삼각주 중 하나인 장쑤성 난징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부품이나 소재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아가 인근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해당 지역이 봉쇄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하이 봉쇄 장기화...공급망 위기 더 커지나 [강현우 베이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