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검수완박' 대안으로 개혁방안 건의…'공정 수사 특별법' 등 통제장치 제시
검찰이 수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국회 안에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사건에는 특임검사를 지명해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검찰청은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검찰 수사기능 폐지 법안 관련 검찰 의견'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건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하는 검찰의 대안이다.

대검은 의견서에서 "형사사법제도 근간을 바꾸는 제도 개혁은 항상 국회에 특위를 설치해 최대 2년에서 최소 7개월까지 절차를 거쳤다"며 "2018∼2019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연장선에서 국회에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여야, 법원, 검찰, 경찰, 공수처가 참여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수사·기소의 분리나 수사지휘 복원, '한국형 FBI(국가수사청, 금융범죄수사청, 마약수사청 등)' 설치 같은 검찰개혁 방안을 비롯해 자치경찰제의 실질화와 행정·수사경찰 분리 등 경찰개혁 문제, 공수처의 기능 정립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하자는 것이다.

대검은 "특위가 구성되면 수십 년간 진행된 소모적인 검찰개혁 논의와 미진했던 경찰개혁을 함께 마무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특위에서 검찰의 공정성 강화와 관련해 논의할 문제로 ▲ '수사의 공정성과 인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 ▲ 국회의 민주적 통제 강화 ▲ 검찰 자체 개혁을 제시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언급해온 '수사의 공정성과 인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별건수사 금지와 심야·장시간 조사 제한, 인권보호관 제도 등 현재 법무부령으로 시행 중인 '인권보호수사규칙' 등의 내용을 검찰뿐만 아니라 모든 수사기관에 적용하는 새 법률이다.

대검은 특별법 안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정치 사건이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가능성이 있는 사건은 별도 사건 유형으로 지정해 더 엄격하고 투명한 수사 절차를 둘 수 있다고 했다.

국회가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는 여야 합의가 있으면 검찰총장이 직접 국회에 출석해 현안 관련 답변을 하고, 공소장이나 불기소장 등 국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 등이 있다고 대검은 설명했다.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행할 개혁 방안도 제시됐다.

대검은 수사 계속 여부나 기소·불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판단하고 기소·불기소의 적정성·적법성 등을 평가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소집 요청권자를 검찰청별 시민위원회와 검찰총장에서 제3자(국회 법사위원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로 확대하고 수사 착수 여부까지 결정하게 하겠다고 했다.

또 수사심의위원회를 정례화해 국민참여재판과 유사한 미국식 '기소대배심' 형태로 법제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중요 직접수사 사건은 수사 착수 전에 인권보호관을 거쳐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거나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의무적으로 거치게 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그간 검사 범죄에 한정해 지명해온 특임검사는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가 되는 사건에도 투입해 간섭 없이 수사를 진행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소집된 전국평검사대표회의나 전국검찰수사관회의 등 구성원 회의도 제도화해 내부 통제 기능이 발휘되도록 할 방침이다.

대검은 국회 특위를 뒷받침하기 위해 5월 중에 '검찰 공정성·중립성 강화 위원회'라는 대검 내부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각계 외부 인사가 참여해 제도 개혁 의견과 제안을 하고 검찰 내부 의견도 수렴하는 조직으로, 3개월 안에 위원회 안을 도출해 국회 특위에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