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를 주제로 한 본전시 초청작가 213명(58개국) 가운데 절대다수가 여성이라고 한다.
한국에선 설치작가 이미래(34)와 행위예술가 정금형(42) 등 여성 작가 2명이 참여했다.
이번이 본전시 첫 출전인 두 작가의 작품 모두 옛 조선소를 개조한 대형 전시관(아르세날레)에 자리 잡았다.
실험적인 요소가 강한 본전시 출품작 대다수가 그렇지만 한국 작가의 작품은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띈다.
특히 이 작가는 구태의연한 형식과 틀을 거부하고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미학을 추구하는 그답게 이번에 내놓은 작품도 다소 충격적인 이미지를 관람객에게 안겼다.
높이가 5m 남짓한 대형 설치 작품은 마치 내장이 터져 피가 철철 흐르는 듯한 외양으로 오가는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작품 전체를 휘감은 굵고 가는 고무호스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있고 펌프를 통해 호스 내부를 이동하는 분홍색의 액체가 이 구멍을 통해 배출되는 구조다.
작년 7월 한국에서 개최한 개인전을 통해 비슷한 종류의 설치작품이 처음 선보였지만 당시보다 작품 전개가 더 대담해지고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이 작가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작품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몸체의 구멍을 통해 물질이 순환하는 것을 표현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핵과 껍질로 이뤄진 서구적 인식론 체계와 달리 핵이 아예 없거나 껍질 전체가 핵으로 된 존재를 상상해보자고 한 게 이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취약한 존재들, 세계와 자기 사이에 보호막이 없는, 이런 존재가 반대로 강인한 것으로 생각했고 이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본전시 총감독 체첼리아 알레마니(45)가 제시한 세부 주제 가운데 하나인 '신체의 변형'과도 연결되는 작품으로 비친다.
정 작가는 본전시에 사람과 사물의 교감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10m 길이의 테이블에 마네킹과 바퀴 달린 모형기구를 빼곡히 배치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와 무용을 전공한 정 작가는 직접 수집한 인체 모형과 각종 기구·도구 등에 자신의 관심사와 욕망을 투영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공식 개막일(23일)이 다가오면서 두 작가의 수상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엔날레 측은 개막 당일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최고작가상, 은사자상(35세 이하 젊은 작가 대상), 특별언급상 등을 시상한다.
최고작가상·은사자상 모두 본전시 참여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