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됐는데"…주변 통제에 영업 차질도
'방화 위협' 인천 고시텔 사흘째 대치…주민 불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 뭐 해요.

3일째 장사도 못하고 있습니다.

"
20일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의 모 고시텔 건물 앞. 퇴거 명령에 반발한 고시텔 거주자와 경찰 간 대치가 사흘째 이어진 건물 주변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도로에는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순찰차를 비롯해 방화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한 소방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현장에 투입된 인력들은 밤샘 대치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통제선 주변을 맴돌며 조심스럽게 상황을 살폈다.

이 동네에 20년째 살고 있다는 50대 김모씨는 "가스통 폭발 위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한 마음에 나와봤다"며 "연수구에 있는 딸의 집으로 피신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치 상황이 이어지자 인근 상인들은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노래방을 운영 중인 60대 점주는 "지난 18일부터 소방차량과 경찰차가 골목을 점령하더니 사흘째 같은 모습"이라며 "거리두기 해제가 무색하게 3일 동안 아예 가게 문을 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인근 생선요리점 사장도 "일부 단골손님을 빼면 일반 손님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차량 통행이 완전히 막히면서 오던 손님도 되돌아간다"고 했다.

'방화 위협' 인천 고시텔 사흘째 대치…주민 불안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 39분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의 8층짜리 건물 6층에서 일부 주민이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 한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들은 건물 4∼6층에 입주해 있던 고시텔 거주자와 관리인 등 4명으로, 재개발로 철거 예정인 건물에서 퇴거하라는 명령에 이같이 반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오전 5시께 A씨 등 고시텔 거주자 2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들은 경찰 위기협상팀의 설득에 건물 바깥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머지 거주자 B씨와 관리인 C씨 등 2명은 여전히 건물 안에 있는 상태다.

이들은 고시텔이 없어지고 수도·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건물에 계속 남아 있었으나 재차 퇴거 명령을 받자 불을 지르겠다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위기협상팀을 투입해 건물에 남아있는 C씨 등을 계속 설득하고 있으며,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21명과 차량 7대를 현장에 배치하고 에어매트를 설치해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위기협상팀이 건물 안으로 진입해 C씨 등을 설득하고 있다"며 "최대한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대화로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