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3번째 겪는 전쟁인데도 두렵네요"…뒷전 밀리는 노인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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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격전지서 노인·장애인 피란민 속출
"이번이 내가 겪은 세번째 전쟁입니다.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하죠. 그래도 전쟁은 너무나 두렵네요.
"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의 한 대피소에 머무는 83살 할머니 율리아 파니피오로바는 러시아 침공으로 하루아침에 피란민 신세가 된 심정을 이같이 토로했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동부 루한스크주에 살았는데, 이곳이 러시아군의 총공세가 임박한 격전지가 되면서 멀고먼 중부까지 왔다.
그나마 포화가 덜한 곳이기 때문이다.
경제학 교수였다는 그는 이제 청력이 약해진 상태임에도 집 밖에서 포격과 총성이 들릴 때마다 겁에 질렸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데 이어 2014년 우크라이나 내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세력 간 내전이 터졌고, 이번 러시아 침공까지 일생에 세번째 전쟁을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1943년 나치에게서 해방돼 집으로 돌아가던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면서 "이제 외국이 또 우리나라를 침공했고, 우리의 자주권을 위협한다.
지금도 바뀐 게 없다"며 두려움에 떨었다.
그가 머무는 시설은 기존 병원을 대피소로 급하게 바꾼 곳으로, 노인 위주로 피란민 100명 정도가 머물다 최근 30명이 추가됐다.
대피소 운영진은 "이런 곳이 10개 더 생겨도 전부 꽉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 복지 단체인 '핸디캡 인터내셔널'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피란길에 오른 노인과 장애인이 드니프로에서만 1만3천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운영진은 "노인들은 자주 잊히고, 매우 건강이 취약한 이들"이라며 "특히 가족과 단절된 상태에서도 전화나 연락을 할 줄 모른다는 점에서 각별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란민인 71살 할아버지 블라디미르 리그노우도 마찬가지다.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에 살던 그는 지난달 21일 집에 있다가 러시아군 폭격을 받아 한쪽 팔을 잃었다.
그는 "담배를 피우러 나갔는데 폭탄이 터졌고, 팔이 떨어져 나갔다"고 떠올렸다.
천신만고 끝에 드니프로 대피소로 왔지만 앞날이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다.
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병원이 러시아군 포화 속에 갇히면서 일주일 내 받아야할 치료 일정이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차라리 무덤으로 가는 게 낫겠다.
더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우리는 맞서 싸워야 하죠. 그래도 전쟁은 너무나 두렵네요.
"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의 한 대피소에 머무는 83살 할머니 율리아 파니피오로바는 러시아 침공으로 하루아침에 피란민 신세가 된 심정을 이같이 토로했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동부 루한스크주에 살았는데, 이곳이 러시아군의 총공세가 임박한 격전지가 되면서 멀고먼 중부까지 왔다.
그나마 포화가 덜한 곳이기 때문이다.
경제학 교수였다는 그는 이제 청력이 약해진 상태임에도 집 밖에서 포격과 총성이 들릴 때마다 겁에 질렸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을 겪은 데 이어 2014년 우크라이나 내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세력 간 내전이 터졌고, 이번 러시아 침공까지 일생에 세번째 전쟁을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1943년 나치에게서 해방돼 집으로 돌아가던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면서 "이제 외국이 또 우리나라를 침공했고, 우리의 자주권을 위협한다.
지금도 바뀐 게 없다"며 두려움에 떨었다.
그가 머무는 시설은 기존 병원을 대피소로 급하게 바꾼 곳으로, 노인 위주로 피란민 100명 정도가 머물다 최근 30명이 추가됐다.
대피소 운영진은 "이런 곳이 10개 더 생겨도 전부 꽉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 복지 단체인 '핸디캡 인터내셔널'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피란길에 오른 노인과 장애인이 드니프로에서만 1만3천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운영진은 "노인들은 자주 잊히고, 매우 건강이 취약한 이들"이라며 "특히 가족과 단절된 상태에서도 전화나 연락을 할 줄 모른다는 점에서 각별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란민인 71살 할아버지 블라디미르 리그노우도 마찬가지다.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에 살던 그는 지난달 21일 집에 있다가 러시아군 폭격을 받아 한쪽 팔을 잃었다.
그는 "담배를 피우러 나갔는데 폭탄이 터졌고, 팔이 떨어져 나갔다"고 떠올렸다.
천신만고 끝에 드니프로 대피소로 왔지만 앞날이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다.
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병원이 러시아군 포화 속에 갇히면서 일주일 내 받아야할 치료 일정이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차라리 무덤으로 가는 게 낫겠다.
더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