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 상황 속 돋보인 시민의식…"하나둘 모여 구호 외치며 구출나서"

[※ 이 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김은채(가명·30대)씨 제보를 토대로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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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승강장 사이 틈에 다리가 낀 장애인을 구하기 위해 시민 30여 명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6시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김은채 씨는 전동차가 3호선 동대입구역에 섰을 때 느닷없는 쿵 소리에 놀랐다.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니 지체 장애가 있는 한 승객이 승강장 틈에 다리가 껴 괴로워하고 있었다.

[OK!제보] 다리 낀 지체장애 승객 구하려 시민 30명 "지하철 밀었다"
김씨는 "체구가 굉장히 왜소하고 눈에 띄게 팔 길이가 짧으셔서 한눈에 몸이 불편하신 분인 걸 알아챘다"며 "오른쪽 다리가 허벅지까지 끼어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문 가까이 서 있던 남성 승객 몇 명이 사고자의 다리를 빼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자 주변 시민들은 하나둘 밖으로 나와 전동차를 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김씨를 포함해 해당 칸에 있던 시민 30여 명은 틈을 벌리기 위해 약 10분간 전동차를 밀었다.

마침내 다리를 뺄 수 있었던 그는 역무원과 구급대원들에게 인계됐다.

김씨는 "처음엔 몇 명의 승객만 전동차를 밀었지만 점점 시민들이 늘더니 30여 명이 다 함께 구호를 맞추며 이를 도왔다"며 "아비규환인 상황에서도 모두 한뜻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하철 운행은 지연됐지만 아직 우리 사회엔 따뜻한 분들이 많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OK!제보] 다리 낀 지체장애 승객 구하려 시민 30명 "지하철 밀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당시 사고를 당한 승객분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라면서 "앞으로 유사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