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 되는 '빅블러 시대'…더욱 빛나는 브랜드 가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의 삶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바꿨다. 변화는 개인의 삶을 넘어 산업의 패러다임도 변화시켰다.

가속화 되는 '빅블러 시대'…더욱 빛나는 브랜드 가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오프라인 채널이 위기를 맞자 기업들은 빠르게 온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신생기업들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 기업들도 더 빠르고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음악 스트리밍, 미디어,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차량공유회사 우버는 우버이츠를 통해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를 출시했다.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차량의 주행데이터를 분석, 개별 운전자의 사고 위험을 계산하여 보험료를 책정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분기 자사의 보험사업이 자동차사업 대비 30% 이상의 가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속화 되는 '빅블러 시대'…더욱 빛나는 브랜드 가치
가속화 되는 '빅블러 시대'…더욱 빛나는 브랜드 가치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치킨업체가 자체 수제맥주 브랜드를 개발해 주류사업에 진출했다. 은행은 알뜰폰 브랜드를 출시하고, 꽃배달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앱을 통해 보험과 투자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전용 앱과 카드를 통해 예치한 선불충전금이 1800억원에 달하자 국내 금융회사들은 가장 강력한 잠재적인 경쟁자로 꼽기도 했다.

빅블러 현상은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비행태의 변화와 맞물려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예상치 못했던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초(超)경쟁시대를 열고 있다.

빅블러가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해도 수 십년간 쌓아온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이 한 순간에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과 기술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핵심기술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산업 간 융합도 결국엔 핵심기술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아왔지만 빅블러 시대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신사업 진출이나 기업 간 협업 등은 모두 브랜드를 빼고 상상하기 어렵다. 신뢰를 구축한 브랜드는 새로운 사업이나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선정위원회 관계자는 “산업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시대에도 브랜드는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기술개발이나 혁신 못지 않게 브랜드 가치 증대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