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고양이·부기·하모·조아용 등 인기몰이…온·오프라인 홍보 톡톡
캐릭터 인기 경쟁에 지역색 결여되기도…반짝인기 후 사라지는 한계도
"펭수 나와"…지역 홍보 넘어 경제 살리기 나선 지자체 캐릭터
귀엽고 친근한 자치단체들의 공공캐릭터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는 지난해 무려 101개의 공공캐릭터가 참가했다.

펭수를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지자체 공공캐릭터들은 저마다 제2의 펭수를 꿈꾸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캐릭터들은 대부분 하위직 공무원이나 인턴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자체 홍보 역할은 단체장 이상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이미지 개선은 물론 이모티콘, 굿즈 등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돼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특색 없는 캐릭터 생산이나 2차 콘텐츠 개발에 소홀히 하면 지역민의 기억에서조차 사라진다는 한계도 갖고 있다.

"펭수 나와"…지역 홍보 넘어 경제 살리기 나선 지자체 캐릭터
◇ 고양고양이·부기·조아용·하모 등 공공캐릭터 전성시대
울산시 '울산큰애기'와 고양시 '고양고양이'는 지자체 공공캐릭터의 선배격이다.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울산큰애기는 1회 우수상, 2회 대상을 받았다.

울산 중구 캐릭터로 시작한 울산큰애기는 대상 수상 이후 울산시 캐릭터로 역할이 더 커졌다.

온·오프라인 행사, 축제, 콘텐츠 제작은 물론 라인 등 모바일 이모티콘으로 쓰이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펭수 나와"…지역 홍보 넘어 경제 살리기 나선 지자체 캐릭터
고양고양이는 캐릭터 대상 2회와 3회에서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고양시 공식 유튜브 캐릭터로 활약하는 고양고양이는 일산신도시에 묻혀 지자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졌던 고양시 브랜드 가치를 크게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울산큰애기'와 '고양고양이' 후발주자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부산시 소통캐릭터 '부기'와 용인시 '조아용'이 있다.

'조아용'은 4회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용인(龍仁)시의 지명에 있는 '용'(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가 2016년 제작한 캐릭터인데 고양고양이와 함께 경기도 내 인기 캐릭터 반열에 올랐다.

"펭수 나와"…지역 홍보 넘어 경제 살리기 나선 지자체 캐릭터
조아용은 대상 수상 이후 공식 시 상징물로 등록돼 상품화가 한창이다.

건물번호판이나 굿즈도 판매되고 있다.

탄생 1주년을 맞은 부산시 소통캐릭터 부기는 용인시 '조아용'에게 지난해 대상을 내주었지만, 굿디자인상, 라이징 상 등 5개 부분을 휩쓸었다.

부산시는 부기를 활용해 별도의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대신 심사를 거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저작권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지역 관광업체들은 부기를 활용해 기념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1년 만에 저작권을 이용하는 업체가 30곳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끈다.

"펭수 나와"…지역 홍보 넘어 경제 살리기 나선 지자체 캐릭터
경남 지역에서는 진주시 관광 캐릭터 '하모'와 밀양시 돼지국밥 캐릭터 '굿바비'가 뜨고 있다.

하모는 진주 진양호에서 태어난 수달 콘셉트인데 귀여운 외모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히 인기가 뜨겁다.

인스타그램 #하모 해시태그는 3만건을 돌파했다.

◇ 일부 캐릭터 지역색 결여…반짝인기 한계도
지자체 홍보캐릭터 제작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EBS 펭수와 롯데홈쇼핑 벨리곰 등은 소속 직원이 캐릭터 개발에 나서 유지 비용이 많지 않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는 외주업체에 제작을 맡기기 때문에 이미지 변형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부산시 '부기'는 초기 제작비용으로 4천만원이 소요됐지만, 웹툰 등에 활용될 이미지 변형을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3천만원 가량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가가치나 홍보 효과와 비교하자면 결코 큰 비용은 아니다"라며 "캐릭터가 꾸준히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개발해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펭수 인기 이후 지자체들이 잇따라 캐릭터 개발에 나섰지만, 일부는 캐릭터에 지역색을 담아내지 못한 채 인기만 좇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또 캐릭터를 활용한 2차 콘텐츠 개발이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으면 인기가 금방 시들해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현재 지자체들이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를 살펴보면 대부분 '펭수' 유튜브 형식과 유사해 저마다의 특색을 찾아보기 어렵다.

캐릭터가 난립하면서 이름도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지는 캐릭터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목적을 가지고 탄생했지만, 국민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는 캐릭터도 많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 유도 차원에서 우리 동네 캐릭터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캐릭터가 꾸준하게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오프라인 행사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