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 장비 세계 1위 질주…한미반도체 실적 '폭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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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미반도체
후공정 장비 독보적 기술
'패키지 절단' 마이크로 쏘 개발
시장 주도하던 일본 따라잡아
매출·영업이익 등 퀀텀점프
매출 80% 이상이 수출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달하며
패키징 기술 중요성 높아져
TSMC 등 메이저 고객사 확보
후공정 장비 독보적 기술
'패키지 절단' 마이크로 쏘 개발
시장 주도하던 일본 따라잡아
매출·영업이익 등 퀀텀점프
매출 80% 이상이 수출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달하며
패키징 기술 중요성 높아져
TSMC 등 메이저 고객사 확보
반도체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를 ‘한국의 ASML’이라고 부른다. 패키지 절단 장비 부문에서 20년 가까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미반도체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곳은 글로벌 기업들이다.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올 만큼 수출 비중이 높다. 대만 TSMC 등 해외 기업들이 한미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키징이라고 불리는 후공정은 원래 반도체 내부의 회로가 훼손되지 않게 케이스를 씌우고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반도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10만배 더 작은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단위의 초미세 공정을 필요로 하는데 최근엔 공정 미세화가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대신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위에 새로운 칩을 올려 ‘3D화’하거나 반도체 옆에 또 다른 반도체를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 반도체 패키지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한미반도체의 반도체 장비 제품들은 반도체 패키징의 마지막 단계를 맡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마이크로 쏘’는 한 판으로 생산된 반도체를 개별 제품으로 절단하는 장비다. 2004년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비전 플레이스먼트’는 규격에 맞게 절단된 반도체를 세척·검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마이크로 쏘 국산화로 연간 900억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제품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로 쏘 출시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 매출의 90%가 시스템반도체에서 나온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실적이 견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는 대만 TSMC의 협력사인 OSAT(반도체 후공정)기업”이라며 “TSMC가 올해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한미반도체 실적도 연동해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말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장비인 ‘메타그라인더’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장비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용 안경에 쓰일 반도체를 연마하는 데 쓰인다.
업계의 기대치가 높은 것은 한미반도체가 해외 거점을 적극적으로 넓혀나가고 있어서다. 한미반도체는 2016년 자회사인 한미타이완을, 2017년 한미차이나를 설립했다. 고객사인 ASE, Amkor, JCET스태츠칩팩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한미반도체는 연내에 한미베트남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반도체 패키지 업체와 종합반도체기업(IDM)들이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 13%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지리적 근접성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말레이시아 페낭 지역에 300억링깃(약 8조4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를 위해 현지인 반도체 전문가 AS팀을 가동하는 등 밀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한미반도체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곳은 글로벌 기업들이다.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올 만큼 수출 비중이 높다. 대만 TSMC 등 해외 기업들이 한미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패키징 장비 기술 1위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3731억원, 영업이익 122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보다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84% 증가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後)공정 업체다. 규격에 맞게 절단된 반도체를 세척·검사·분류하는 장비인 ‘비전 플레이스먼트’는 2004년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6월엔 반도체 패키지 절단 장비인 ‘마이크로 쏘’를 개발했다.패키징이라고 불리는 후공정은 원래 반도체 내부의 회로가 훼손되지 않게 케이스를 씌우고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작업이다. 반도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10만배 더 작은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단위의 초미세 공정을 필요로 하는데 최근엔 공정 미세화가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대신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위에 새로운 칩을 올려 ‘3D화’하거나 반도체 옆에 또 다른 반도체를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 반도체 패키지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한미반도체의 반도체 장비 제품들은 반도체 패키징의 마지막 단계를 맡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마이크로 쏘’는 한 판으로 생산된 반도체를 개별 제품으로 절단하는 장비다. 2004년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비전 플레이스먼트’는 규격에 맞게 절단된 반도체를 세척·검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도체 장비, 일본 의존도 줄여
한미반도체의 마이크로 쏘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던 장비를 국산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6월 처음 출시한 마이크로 쏘 P2 시리즈에 이어, 최근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들어가는 어드밴스트 패키지용 하이엔드 PCB(FC-BGA)용 마이크로 쏘 P1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패키지에 대응하기 위해 후속 제품을 준비 중이다.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마이크로 쏘 국산화로 연간 900억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제품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로 쏘 출시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 매출의 90%가 시스템반도체에서 나온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실적이 견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는 대만 TSMC의 협력사인 OSAT(반도체 후공정)기업”이라며 “TSMC가 올해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한미반도체 실적도 연동해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말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장비인 ‘메타그라인더’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장비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용 안경에 쓰일 반도체를 연마하는 데 쓰인다.
베트남으로 해외 거점 확대
증권가에선 한미반도체가 올해도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매출은 4328억원, 영업이익은 145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6%, 영업이익은 약 20% 늘어난다는 예상이다.업계의 기대치가 높은 것은 한미반도체가 해외 거점을 적극적으로 넓혀나가고 있어서다. 한미반도체는 2016년 자회사인 한미타이완을, 2017년 한미차이나를 설립했다. 고객사인 ASE, Amkor, JCET스태츠칩팩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한미반도체는 연내에 한미베트남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반도체 패키지 업체와 종합반도체기업(IDM)들이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 13%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와 지리적 근접성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말레이시아 페낭 지역에 300억링깃(약 8조4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를 위해 현지인 반도체 전문가 AS팀을 가동하는 등 밀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