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녹취록' 정영학, 27일 곽상도 재판에 증인 출석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재판에 대장동 사건을 구상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1회 공판을 열어 정 회계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당초 재판부는 20일 증거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증인 신문에 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곽 전 의원과 김씨 측의 의견을 반영해 증인 신문 기일을 27일로 지정했다.

다만 정 회계사는 현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만큼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부분에 증언을 거부할 권리가 있어 얼마나 구체적인 증언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과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은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배임 사건과는 별건인 점을 고려해 정영학 증인에 대한 신문은 이 사건과 관련한 부분에 한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계사는 남 변호사와 함께 과거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다가 무산되자 김만배씨와 동업 관계를 맺고 다시 사업을 추진한 인물이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기소돼 1심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정 회계사가 2019∼2020년 김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은 대장동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인 증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 회계사의 녹음 파일은 유 전 본부장과 정 회계사 등의 재판에서 25일 재생될 예정이다.

'대장동 녹취록' 정영학, 27일 곽상도 재판에 증인 출석
곽 전 의원은 이날도 앞선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마찬가지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말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이를 두고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성남의 뜰을 설립하는 과정은 일말의 와해나 제동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하나은행에) 컨소시엄 잔류를 부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정영학은 녹취록과 준비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50억원에 관해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여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로 추측한다'고 진술했다"며 "범죄 출처가 정영학의 녹취록인지 진술인지 아니면 검찰이 창작한 것인지 증거기록에 나타나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