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왜곡한 소설 '요코 이야기' 배운 美학생·교사에 집중 홍보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전 세계를 강타하는 드라마 '파친코'의 인기를 지렛대 삼아 일제 강점기 한국의 역사를 대대적으로 알려 나가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애플TV+가 제작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배포한 '파친코'는 7살 때 뉴욕에 이민한 재미동포 1.5세 이민진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된 소설은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파친코'에는 3·1 운동, 일본의 조선 쌀 수탈, 치쿠호(筑豊) 광산 등 조선인 강제노역,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 강점기 탄압받던 조선인들의 모습과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대지진 학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이 '파친코'에 대해 극찬을 했고,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된 드라마 1회 조회 수는 1천만 뷰를 넘었다.
영국의 글로브앤드메일은 "올해의 위대한 드라마가 아니라 지난 몇 년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이 드라마의 글로벌 열풍이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과 일본이 왜곡하고자 하는 한국의 역사를 세계에 소개하는데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반크는 'Bring Korea to the World Classroom'(세계 교실에 한국을 들여놓는다)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 초·중·고교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는 한국의 역사를 소개하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로 만들었으며, 독도, 동해,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가, 한국의 찬란한 역사 등의 내용을 담았다.
캠페인은 드라마를 시청한 주변 외국인 친구들이 일제 강점기 역사에 대해 궁금해하면 이 사이트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드라마 파친코 해시태그(#Pachinko)와 함께 사이트도 해시태그 하면 된다.
특히 반크는 미국의 청소년과 교사들에게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오랫동안 미국의 초·중·고교에 '요코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일제 강점기 한국인이 가해자이고 일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알려졌기 때문이다.
'요코 이야기'는 일본계 미국인 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가 1986년 출간한 자전적 소설로, 제2차 세계 대전 패전 후 귀국하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인들이 몹쓸 짓을 했다며 한국인을 '사악한 사람', '강간자'로 묘사했다.
이 소설은 오랫동안 미국 학교와 교사, 청소년을 위한 반전(反戰) 교재로 사용됐다.
6∼8학년 언어·사회 부문 필독서 등으로 지정됐고, 미국 교사들을 위한 지도 지침서로도 소개됐다.
2007년 재미동포들을 중심으로 항의 운동을 펼쳐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이 책을 학교에서 퇴출했지만, 콜로라도, 코네티컷, 조지아, 매사추세츠, 네바다,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등 8개 주에서는 여전히 필독서이다.
박 단장은 "지금 드라마 '파친코'를 통해 일본이 왜곡한 일제 강점기 한국 역사의 진실이 세계에 알려졌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인 한명 한명이 한국 홍보대사가 돼 세계에 우리나라 역사를 바로 알려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