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전략공천 가능" 박지현 "후보 더 찾아야"…지도부 고심
宋, 백범 김구 인용하며 "어렵다고 피하지 않겠다"…당내 반발 계속
전략공천·제3후보론 띄워도 송영길, 마이웨이…파열음 지속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6·1 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당내 후보 선출 전부터 적전분열 양상으로 경쟁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도부에서조차 '송영길 비토론'에 힘을 보태고, 제3의 인물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는 등 당내 잡음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공천과 관련, "필승카드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지도부의 다른 결정도 있을 수 있다.

전략공천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송 전 대표를 사실상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서울은 새로운 후보를 더 찾아야 한다"고 강조, 송 전 대표에 대한 직격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8일에도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난 당 대표가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에) 등록했다"며 송 전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전략공천·제3후보론 띄워도 송영길, 마이웨이…파열음 지속
당내 논란에도 송 전 대표는 '마이웨이'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저 역시 어렵다고 피하지 않고, 가능성이 적다고 포기하지 않으며 국민의 뜻이 가리키는 길을 향해 걷겠다"고 적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하면 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최근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가입하고 "(이 전 지사는) 최고의 지도자"라는 인사를 적기도 했다.

'이재명 지원설'을 부각하며 현 논란을 타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경선 의지를 고수하자 급기야 서울 지역 의원들은 재차 집단행동에 나섰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서울 49개 지역위원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모임을 하고 "서울시장 후보 공모에 6명이 신청했는데,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 풍부한 후보군이 필요하다"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참신하고 파격적인 새 얼굴을 발굴하는 등 당의 모든 자산과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한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그 대항마로 송 전 대표는 열세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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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경선 경쟁자인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도부가 다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데 어떤 명분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송 전 대표가) 경쟁력 이야기를 했는데 최근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또 페이스북을 통해 송 전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오세훈 시장을 이기는 후보가 어디 있겠느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 "어차피 질 선거라고 하니 우리 당원분들, 지지자분들이 힘이 많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저는 지려고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시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봉주 전 의원도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 개인은 훌륭하지만, 우리 지지자나 일반 중도층에서 봤을 때 패배의 그림자를 자꾸 연상시키면 누가 열정적으로 투표장에 나오려고 하겠느냐"며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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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송영길 등판'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당내 피로도가 가중되면서 지방선거 전력 소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서울시장 공천 문제에 대해 "다 끝난 이야기다.

이제 (후보 선출까지) 20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금 나온 분들로 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이 문제를 갖고 서로 상처 주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 정리해야 할 때다.

지도부가 사실은 어제쯤 정리해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 의원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전 당 대표가 딱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오냐"며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