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최근 중국측 입장 받아…재추진 여부 추후 검토
중국, '신진서-커제 10번기' 거절…"아시안게임으로 일정 빡빡"
세계 바둑계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신진서(22) 9단과 커제(25) 9단의 10번기'가 일단 무산됐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11일 "최근 중국위기협회로부터 '신진서-커제 10번기' 대국 성사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전반적인 대국 일정이 빡빡해 10번기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라며 "재추진 여부는 추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기원은 지난 3월 중국위기(圍棋)협회에 양국 바둑랭킹 1위인 신진서와 커제가 맞붙는 총상금 12억원의 십번기 대국을 공식 제안했다.

세부적으로 ▲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5판씩 대면 대국 ▲ 1국당 승리상금은 이기면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 지면 0원 ▲ 승부가 결정돼도 10국 모두 진행 등의 조건도 제시했다.

특히 한국기원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24일 10번기 제1국 개최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대국 일정까지 제안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한국기원이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사실상 거절했다.

바둑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커제의 승산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10번기를 거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는 커제가 신진서에게 11승 7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5번의 대결에서는 신진서가 4승 1패로 압도했다.

신진서는 농심배에서 2년 연속 커제를 제압했고 지난해 LG배 4강전에서도 커제를 꺾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이세돌-구리 10번기'에서 구리가 2승 6패로 완패한 뒤 급격히 쇠락하는 충격을 겪은 바 있다.

지난 2월 농심배가 끝난 뒤 신경전까지 벌였던 신진서와 커제가 양국 1인자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 10번기 대국은 당분간은 볼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