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단체 "지명 철회를" vs 국힘 지사 예비후보 "추진 기대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윤석열 정부의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내정에 제주 제2공항 건설 논란 재점화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1일 논평을 내 "윤석열 당선인은 원희룡 씨에 대한 국토부 장관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공정과 상식, 협치와 소통의 정신에 따라 제2공항 백지화를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원희룡 씨가 국토부 장관이 된다면 도민의 분노가 불같이 타오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부디 공정과 상식, 협치와 소통의 정신에 따른 결정이 있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원희룡 씨는 제2공항 도민 공론조사에서 명백히 반대가 우세했음에도 각종 궤변을 늘어놓으며 제2공항에 대한 강행을 다시금 천명해 도민사회로부터 신임을 잃은 정치인"이라며 "제주를 갈등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반목과 분열의 섬으로 전락시킨 자가 국토부 장관이 된다는 것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성철·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원희룡 전 도지사의 국토부 장관 내정에 대해 제주 발전 지원과 제2공항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장성철 예비후보는 "제2공항 조속 건설을 강력히 추진했던 원희룡 전 도지사가 국토부 장관을 맡게 됨에 따라 추진 결정은 가시권 내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제주 도정은 제2공항 정상 추진에 따른 갈등 해소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도지사에 당선되면 쓰레기와 오·폐수 처리 인프라 확충, 보상시스템에 근거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 등을 통한 도민 우려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허향진 예비후보는 "문재인 정부 그리고 민주당 소속 제주 국회의원 3명과 지방의회 권력의 발목잡기로 인해 제2공항 건설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은 제2공항 조속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 내정자가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하는 만큼 제2공항의 빠른 추진과 '제주공항공사' 건립, 갈등 해소 사업 등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앙정부와 제주 도정 간 교두보 역할로 제주의 묵은 현안들이 시원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작년 7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환경부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등을 반려 사유로 들었다.

당시 제주지사였던 원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다음 정부와 다음 대통령이 전혀 새로운 추진력과 조정 능력을 갖추고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토부는 현재 환경부 반려 사유의 보완 가능성 등을 살펴보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오는 6월 나올 예정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을 검토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