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단·복식, 정상급 기량 확인…남자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
김충회 대표팀 감독 "내부 경쟁으로 경기력 향상하겠다"
'코리아오픈 석권' 배드민턴 대표팀, 여자는 맑음·남자는 흐림
한국 배드민턴이 3년 만에 열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오는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망을 밝게 했다.

10일 열린 코리아오픈 각 종목 결승전에서 한국은 여자 단식 안세영(삼성생명), 여자 복식 정나은(화순군청)-김혜정(삼성생명), 남자 복식 강민혁(삼성생명)-서승재(국군체육부대)가 우승했다.

혼합 복식에서도 고성현-엄혜원(이상 김천시청)이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은 말 그대로 코리아오픈을 점령했다.

5개 종목에서 3개의 금메달을 휩쓰는 경사를 맞았지만 정작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김충회 감독은 걱정부터 앞섰다.

김 감독은 대회 폐막 후 가진 인터뷰에서 "여자 단식과 복식은 어느 정도 우승을 예상했었는데 남자 복식 우승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강민혁과 서승재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생각보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남자 단식도 전체적으로 처져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번 코리아오픈 여자 단·복식에선 막강한 전력을 앞세워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지만, 남자 단·복식과 혼합 복식에선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자 단식에는 안세영이라는 세계 정상급 선수가 나날이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고, 여자 복식도 신예 정나은-김혜정은 물론 베테랑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과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이 건재하다.

'코리아오픈 석권' 배드민턴 대표팀, 여자는 맑음·남자는 흐림
문제는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남자 대표팀이다.

남자 복식에선 혜성같이 나타난 강민혁-서승재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최솔규(국군체육부대)-김원호(삼성생명)가 8강에서 세계 2위 인도네시아의 모하메드 아산-헨드라 세티아완에 0-2로 완패했다.

김재환(인천공항)-김영혁(국군체육부대)과 진용(요넥스)-나성승(국군체육부대)도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강민혁-서승재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자칫 안방에서 열린 대회서 노메달에 그칠 뻔했다.

혼합 복식도 지난 2016년에 국가대표를 은퇴한 고성현-엄혜원이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현역 대표팀 선수인 서승재-채유정(인천공항)과 김영혁(국군체육부대)-김혜정, 강민혁-백하나(MG새마을금고) 등이 모두 8강에서 탈락했다.

그나마 김원호-정나은이 고성현-염혜원과 함께 4강에 오른 것이 위안이 됐다.

남자 단식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허광희(삼성생명)가 32강에서 랭킹 156위에 불과한 웽홍양(중국)에 0-2로 패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김동훈(밀양시청)과 이동근(당진시청)도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결국 5개 종목 중 유일하게 메달을 얻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을 목전에 둔 대표팀은 코리아오픈에서 얻은 나름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부 경쟁을 더욱 부추겨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은 "대표선수들끼리의 경쟁을 더 타이트하게 갖출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쟁력이 있어야 함께 상향 평준화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오픈 석권' 배드민턴 대표팀, 여자는 맑음·남자는 흐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