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합동 분향소 마련…유족들 슬픔에 오열
해경 동료부터 일반인 조문객까지…조문 발길 이어져
"만나자는 약속 못지켜" 침통함 속 순직 해경 분향소 조문 행렬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3명의 항공대원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에 직원 등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부산시민장례식장에는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부기장 정두환(50) 경위, 정비사 차주일(42) 경장, 전탐사 황현준(27) 경장의 빈소가 마련됐다.

앞서 해경은 이 사고로 숨진 정 경위와 황 경장을 발견한 데 이어 사고 이틀째인 9일 실종된 차 경장을 구조하자 합동 분향소를 차렸다.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어두운 복장을 차려입은 친척, 직원 등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고인들의 친척, 지인들은 놀란 마음을 붙잡으며 분향소에 들어섰다.

유족은 친척들을 만나자 그동안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들의 울음소리는 분향소 밖까지 퍼져 조문객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했고, 친척들은 유족의 등을 쓸어 만지며 위로했다.

"만나자는 약속 못지켜" 침통함 속 순직 해경 분향소 조문 행렬
동료를 잃은 해경 직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소 안에 들어섰다.

동료를 보내기 위해 제복을 차려입은 직원들은 눈물을 훔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번 사고가 나기 전 제주에서 차 경장을 만났다는 황성호(39) 제주소방안전본부 소방장은 "헬기 연료를 받기 위해 제주에 왔다길래 잠시 만났는데, 불과 수 시간 뒤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며 "당시 야간에 멀리까지 비행을 가니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말했는데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차 경장과 해경 입사 동기라는 이봉환(48) 호남119특수구조대 전문경력관은 "항상 끝까지 현장에 남아 일했던 친구"라며 "불평, 불만 없이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 본받을 점이 많았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이어 "조만간 밥을 먹자고 약속 했는데 결국 못 지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만나자는 약속 못지켜" 침통함 속 순직 해경 분향소 조문 행렬
일반인들도 국가를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고인들을 추모하러 이곳을 찾았다.

분향소에서 만난 A씨는 "헬기 추락사고 소식을 뉴스에서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비슷한 나이대의 자식이 있어 더 슬픈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한 고인들이 영면하길 바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교토 1호' 수색에 투입됐다 복귀하던 중 헬기(S-92)가 추락하면서 남해해경청 항공대원 3명이 순직했다.

장례는 해양경찰청장으로 치러지며, 12일까지 진행된다.

해경은 순직한 대원 3명에게 1계급 진급을 추서할 예정이다.

"만나자는 약속 못지켜" 침통함 속 순직 해경 분향소 조문 행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