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 상카라 살해 유죄 "34년만에 정의 실현"
부르키나파소 군사법원이 블레즈 콩파오레 전 대통령에 대해 그의 전임자인 토마 상카라를 1987년 살해한 죄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AP,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권좌에서 쫓겨나 코트디부아르에 망명하고 있어 궐석 재판을 받았다.

콩파오레의 오른팔 격인 길베르 디앙데레 장군과 전 정보 수장 야상트 카판도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디앙데레는 이미 2015년 쿠데타 기도죄로 형을 살고 있고 카판도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상카라 암살과 더불어 쿠데타가 일어나 콩파오레가 집권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재판에서 일당 14명이 상카라 전 대통령에 대한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다른 8명도 위증과 국가안보 훼손 혐의 등에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정에선 선고가 이뤄지자 사건 발생 34년 만에 정의가 실현됐다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상카라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재판 과정을 줄곧 지켜본 마리암 상카라는 "우리가 요구했던바 정의와 진실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판결은 부르키나파소에서 정치 폭력의 종식에 대한 생각거리를 많은 사람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의 체게바라로 불린 혁명가 상카라 살해 사건은 부르키나파소의 '흑역사'였다.

한때 상카라의 동지였던 콩파오레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27년간 좌파 아이콘인 상카라에 대한 언급 자체가 금기시됐다.

상카라는 열정적인 마르크스-레닌주의자로 서구의 신식민주의와 위선을 맹렬히 공격했다.

그는 33세의 육군 대위로 권좌에 오른 후 4년 남짓한 1987년 10월 15일 사살당했다.

그와 동료 12명은 집권 국가혁명회의 모임 중 암살단에 의해 살해됐다.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 후 정치적 혼란을 많이 겪은 부르키나파소에선 지난 1월 24일 또 쿠데타가 발생해 로슈 카보레 전 대통령이 축출됐다.

이로 인해 한때 중단됐던 상카라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그러나 폴 앙리 산다오고 다미바 군정 지도자가 헌정을 회복시키면서 재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