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통한 단일공 복강경수술…"전 세계서 보고된 적 없는 사례"
3중 대장암 진단 70대, 대전성모병원서 무흉터 수술받고 완치
몸속 3곳에서 각각 서로 다른 암세포를 동시에 가졌던 70대 환자가 무흉터 수술을 받고서 병마를 이겨냈다.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A(75)씨는 70세였던 2017년 2월 혈변·빈혈·전신부종 증상으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을 찾았다가 대장내시경 등을 통해 왼쪽 대장·오른쪽 대장·직장에 각각 독립된 암종이 있는 '동시성 3중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는 대장암 환자의 0.1% 정도에서 확인되는 희귀한 사례다.

보통 직장과 결장 전체를 잘라내야 하는 크고 광범위한 수술을 한다.

A씨의 경우 제거된 직장·결장을 대신해 소장의 끝부분을 주머니(낭) 형태로 만들어 항문에 이어붙이는 '회장낭-항문 문합(연결)술'도 추가로 필요했다.

환자 상태를 면밀히 살핀 이상철 대전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복막 손상을 없애는 '항문을 통한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시행했다.

2008년 배꼽을 통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 집도 이후 관련 분야에 많은 경험을 쌓았던 이 교수는 A씨에게도 흉터를 남기지 않고 수술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실제 수술 이후 호전된 A씨는 5년이 지난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암 전이나 재발이 없었다는 뜻이다.

동시성 3중 대장암에 대한 복강경 수술을 항문을 통해 진행한 이 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 없는 첫 사례로 알려졌다.

이상철 교수는 "희귀하고 어려운 조건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상처에 밴드 하나 붙일 필요 없는 상태로 마무리했다는 점은 의료계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자가 원활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