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알렉송·러 미크론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 민감

미국 정부가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의 항공, 해운, 전자 분야 기업과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싱가포르 통신 관련 전자제품 도매업체 알렉송(Alexsong Pte)과 러시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미크론(Mikron)을 포함하자 중국 기술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美, 대러 제재에 싱가포르 기업 포함…"中에 2차제재 경고사격"
알렉송과 미크론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의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미국이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21개 기업과 13명의 개인을 추가 제재 목록에 올리면서 알렉송과 미크론을 제재 대상에 포함한 데는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알렉송과 미크론을 포함한 21개 기업과 관계자 13명을 새로운 제재 명단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범했을 뿐 아니라 무고한 시민을 공격했다"며 "이 말도 안 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푸틴의 '전쟁 기계'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알렉송 및 미크론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기술기업들을 향해 미국이 '경고 사격'을 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이 제재를 피하려는 러시아의 사업 파트너들에게 도움을 줄 경우 중국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라는 얘기다.

안젤라 장 홍콩대 교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중국과 러시아 간 밀접한 관계가 부각되는 순간을 극도로 경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법률회사 호건 러벨스의 벤자민 코스쩨바 법률 자문가도 홍콩대 중국센터 주최의 온라인 세미나에서 "2차 제재는 중국 기업들의 중요한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설립된 지 29년째인 알렉송은 통신 관련 전자제품을 거래하는 판매업체로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도록 결제에 도움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알렉송은 중국의 다수의 기술기업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미크론의 주요 시장이다.

2010년에는 중국 전자 카드 제조업체와 시스템 업체에 1천만 개 이상의 반도체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