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계 "추가 비용·관리 부담 고려한 가이드라인 등 필요"
토종 앱마켓 활성화 협약 반년…신규입점 앱 '딱 하나'
국내 콘텐츠 업계와 앱마켓 업계가 작년 10월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지 반 년이 지났지만 그간 토종 앱마켓에 새로 입점한 앱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앱마켓의 갑질에 대응하기 위해 법체계 강화와 함께 토종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앱마켓 사업자 원스토어, 갤럭시스토어와 모바일 콘텐츠기업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웨이브, 티빙, 멜론, 지니뮤직, 플로, 인터넷진흥원, 모바일산업연합회 등은 작년 10월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국내 앱마켓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로 앱 플랫폼 업체들이 앱 업체들에게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속칭 '구글갑질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다음달에 체결된 이 협약은 게임 3사와 OTT(동영상 스트리밍)기업, 음악 실시간 재생 기업이 모두 참여해 체결한 최초의 상생협약이었다.

협약 내용은 ▲ 국내 모바일 앱 생태계 내 공정경쟁 및 동반성장 환경 조성 ▲ 국내 이용자의 피해 예방 및 권익 증진 ▲ 국내 콘텐츠 기업의 부당한 차별 없는 콘텐츠 입점 ▲ 국내 앱 장터 사업자의 원활한 콘텐츠 입점 지원 등이다.

당시 간담회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원욱 위원장과 한준호 위원(이상 더불어민주당), 과기정통부 임혜숙 장관이 참석했으며 과기정통부는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과 앱장터가 손을 잡았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년간 토종 앱마켓에 신규로 입점한 앱은 넥슨 게임 '블루 아카이브' 하나에 불과했다.

블루 아카이브조차도 작년 1월 원스토어에만 입점했을 뿐, 갤럭시스토어에는 입점하지 않았다.

협약 업체 중 멜론은 원스토어나 갤럭시스토어에 하나의 앱도 입점해 있지 않다.

웨이브와 넷마블, 지니뮤직, 플로는 원스토어에만, 티빙은 갤럭시스토어에만 입점해 있다.

이들 업체는 갑질 논란을 빚는 구글의 구글플레이에는 모두 한 개 이상 앱을 입점시켜 놓고 있다.

원스토어의 인앱결제 수수료가 20%로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보다 10%포인트가량 낮고, 5% 수수료만 받고 외부 결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추가 비용과 해외시장 진출 등을 고려해 토종 앱마켓에 적극적으로 입점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상생협약이 업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토종 앱마켓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구글과 애플의 갑질에 무방비로 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글이 지난 1일 구글플레이스토어 등록 앱에 수수료 15~30%가 붙는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하자 OTT와 음원 등 콘텐츠업체들은 일제히 요금 인상을 통해 부담을 이용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외에 점유율이 낮은 국내 앱마켓에 추가 입점하려면 수수료 외에 개발, 관리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없는 가이드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작년 12월과 지난달 실무 협의를 통해 부담을 덜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협약을 했다고 해서 (앱마켓 입점을) 강제할 수는 없으며 실태는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 앱마켓 활성화 협약 반년…신규입점 앱 '딱 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