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위원장한테 다른 자리 가라 하겠나"…'총리 하마평' 일축
"조영남에 불러달라 했다"…'화개장터' 작사 일화도 소개
김한길 "갈등과 분열 늪에서 벗어날 지혜 모아야"(종합)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1일 "세대와 계층과 지역을 통틀어 '하나의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 1차 전체회의에서 "당선인 뜻을 받들어 위원·직원들과 함께 대한민국이 갈등과 분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모아나갔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젊어서부터 국민통합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살아온 제게 당선인이 얼마 전 '국민통합위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말했을 때 감회가 남달랐다"며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을 맡게 됐다는 긍지를 가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수 조영남 씨에게 노래 '화개장터'를 불러달라고 했던 일화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30대 상당 기간을 미국에 살다가 돌아왔을 때 지역갈등 문제가 가장 심각해 보였다"며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나라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래서 글도 쓰고 강연도 했는데 별 효과가 없어 유행가 가사로 대중들에게 직접 다가가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랫말을 썼는데 그게 '화개장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영남 씨에게 불러달라고 했더니 건전가요 같다고 못 부르겠다고 해서 여러 번 강권한 끝에 조영남 씨가 곡을 붙여 노래를 불렀는데, 결과는 그분 가수 생활 50년 동안 최고의 히트곡이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들 마음속에 은연중 전라도와 경상도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 있었기에 그 노래가 환영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을 찾아 인사하고 본격적인 위원회 활동의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회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수준으로 심화해있다.

어느 것이 더 급하다, 덜 급하다 순서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며 종합적인 사회 통합의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하마평'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국민통합위가 첫 전체회의를 가졌다.

그런 마당에 통합위원장을 또다른 자리로 가라고 (당선인이) 말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웃어넘겼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 갈등에 대해선 "(국민통합위원회가) 이제 출범했고, 지금 분과별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사회문화 분과에서 그 문제도 이야기되지 않을까 싶다.

곧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정치분과위원장을 맡았던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임명 당일 곧바로 사의를 표한 것과 관련해선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던 일과 이번 거취 문제는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서 "김대중 대통령 선거와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 두 번 다 아주 핵심에서 열심히 일했었는데, 선거 운동 과정이나 당선되고 나서나, 한 번도 인터뷰란 것은 해본 적이 없다"며 "(후보·당선인이) 빛나야지 돕는 사람들이 이런 일, 저런 일을 했다고 말을 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