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대선 국면에서 야권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집착'이라고 표현하며 안보 불안 공세를 펼치는 데 대한 답변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안보의 부담이 가장 큰 나라"라며 당장은 남북 간의 전쟁 억지가 최우선의 안보 과제이지만, 더 넓고 길게 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 자체가 언제나 엄중한 안보환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힘을 갖춰야 한다"고 청년 장교들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이날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부모님들을 대신해 임관 장교들에게 계급장을 직접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육군사관학교를 시작으로 2019년 해군사관학교, 2020년 공군사관학교, 지난해 국군간호사관학교, 올해 육군3사관학교까지 건군 이래 최초로 5개 사관학교의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한 첫 대통령이 됐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축사 전문이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



육군3사관학교 57기 ‘백린’ 생도 여러분, 눈부신 성취를 이룬 여러분을 격려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육군3사관학교를 찾았습니다. 고된 군사훈련과 학과 과정을 마치고, 문무를 겸비한 청년 장교로 거듭난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축하합니다. 477명의 강인하고 늠름한 정예 장교가 대한민국의 국군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생도 생활이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가족과 친구가 가장 그리웠을 생도 첫해 단 한 차례의 면회도 갖지 못했지만, 여러분은 서로를 격려하며 이겨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도들을 훌륭하게 지도한 고창준 학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생도들의 도전을 든든하게 지지해주신 가족들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청년 장교 여러분, 여러분의 어깨 위에는 충성대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빛나고 있습니다. 충성대는 신라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하며 삼국 통일의 꿈을 키웠던 곳이자,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걸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던 곳입니다. 호국영령의 얼이 깃든 이곳에 1968년, 육군3사관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동안 충성대를 거쳐간 15만8천 명의 장교들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나라와 국민의 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조국·명예·충용’의 교훈 아래 그동안 갈고 닦은 무예와 전문지식, 충의롭고 용맹한 기백을 마음껏 펼치며 조국 수호의 소임을 완수해줄 것을 명령합니다.

청년 장교 여러분,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입니다.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안보의 부담이 가장 큰 나라입니다. 당장은 남북 간의 전쟁 억지가 최우선의 안보 과제이지만, 더 넓고 길게 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 자체가 언제나 엄중한 안보 환경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힘을 갖춰야 합니다.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강대국 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세계적으로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안보가 되고 있고, 국경을 넘는 신종 테러 등 비전통적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고, ‘국방개혁 2.0’을 통해 최첨단 과학기술 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F-35A를 비롯해 유사시에 대비한 초정밀 타격 능력 또한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 여덟 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 일곱 번째로 SLBM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육군의 목표는 ‘비전 2030’의 추진으로 미래형 전투 강군이 되는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아미 타이거 4.0’이 전력화되고, 정찰 드론과 인공지능이 전황을 분석하여, 무장 드론과 무인 차량으로 적을 공격하게 될 것입니다. 방탄 헬멧과 방탄복, 개인화기까지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전투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워리어 플랫폼’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청년 장교 여러분이 바로 새로운 전투체계와 전략을 운용할 주역입니다. 최고의 군사전문가가 되어 ‘한계를 넘는 초일류 육군’ 건설에 앞장서고, 우리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 국방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주역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청년 장교 여러분, 육군3사관학교 1기 故 차성도 중위는 수류탄에 몸을 던져 전 소대원을 구했습니다. 13기 故 박춘태 대위는 지뢰를 밟은 척후병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참된 지휘관의 모습을 보여준 선배들입니다. 청년 장교들에게 당부합니다. 자신보다 부하 장병을 먼저 생각하며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며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진정한 전우애는 서로를 아끼고 배려할 때 커집니다. 강한 군대는 전 장병이 굳건한 전우애로 혼연일체가 될 때 완성됩니다. 지휘관부터 병사까지 모든 장병이 긍지와 자부심으로 뭉칠 수 있도록 인권이 존중받는 선진병영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청년 장교 여러분, 육군3사관학교는 세계에서 유일한 편입학 사관학교입니다. 생도들은 충성대에 모이기까지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고,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았습니다. 오늘 임관하는 57기 중에는 병사와 부사관을 거쳐 군번이 세 개가 된 졸업생도 일곱 명이나 됩니다.

여러분은 편안하고 안락한 삶 대신에 조국과 국민에 헌신하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충성벌을 달구었던 열정을 잊지 않고 두려움 없이 전진한다면 명예와 보람이 함께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조국이 여러분에게 보답할 것입니다.

개성 넘치는 생도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남다른 도전정신과 뜨거운 애국심이었을 것입니다. 지난 2년, 고된 생도 생활을 함께 이겨낸 것처럼 앞으로도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국민들도 힘찬 응원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영광이 가득하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 경북 영천 충성대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제공)
정원우기자 bkju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