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도 보물 예고…국보 흑석사 복장유물 2건 추가될 듯
우리나라 첫 시조집 '청구영언'·조계사 목조여래상 보물 된다
조선시대 후기에 편찬된 우리나라 최초 가집(歌集·시조집)인 '청구영언'(靑丘永言)과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등 문화재 5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청구영언과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있는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사천 백천사가 보유한 '달마대사관심론', 성균관대 '춘추경좌씨전구해 권1∼9, 20∼29, 40∼70'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국보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인 불교 전적(典籍·글과 그림을 묶은 책) 2건을 추가로 지정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첫 시조집 '청구영언'·조계사 목조여래상 보물 된다
'해동가요', '가곡원류'와 함께 조선 3대 가집으로 일컬어지는 청구영언에는 조선 후기까지 전승된 노랫말 580수가 수록됐다.

'청구'는 우리나라, '영언'은 노래를 뜻한다.

김천택이 1728년 편찬했다고 알려졌으나, 지정 예고된 책의 글씨가 김천택 친필인지는 비교 자료가 없어 단정하기 어렵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청구영언 작가는 선호했던 곡을 중심으로 전체 틀을 짠 뒤 작가가 분명한 작품은 작가별로, 그렇지 않은 작품은 주제별로 분류했다.

이 같은 체제는 후대 가곡집에서도 많이 활용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가곡'의 원천이 된 자료로, 다양한 계층이 사용한 언어와 한글 서체를 알 수 있어 국문학사·음악사·서예사 등 여러 측면에서 의미 있는 유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 첫 시조집 '청구영언'·조계사 목조여래상 보물 된다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본래 전남 영암 도갑사에 있었으나, 1938년 6월 조선불교 총본산 건립에 맞춰 조계사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옮겨졌다.

도갑사 불상은 1977년 큰 화재로 전부 소실됐다고 알려져 불교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문화재다.

제작 시기는 15세기로 추정되며, 명나라 티베트 불상 양식을 수용한 희귀한 사례다.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 날씬하고 가느다란 신체, 유려한 옷 주름, 생동감 있는 세부 표현이 특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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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08년 고려시대 선박 '태안선' 조사 중에 발견된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는 고려시대 유물이다.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실체가 드러난 태안선은 12세기 초반 전남 강진에서 고려 수도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것으로 짐작된다.

향로는 둥근 몸체와 사자형 장식 뚜껑으로 구성된다.

사자는 웅크리고 앉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다리 사이에 장식구슬인 보주가 있다.

솟은 귀, 벌린 입, 혓바닥이 투박하지만 해학적인 느낌을 준다.

다소 파격적이고 거칠게 표현됐지만, 형태가 고려청자 중에는 드문 편이다.

발견 시기와 장소가 명확하고 희소성이 있는 상형 청자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됐다.

우리나라 첫 시조집 '청구영언'·조계사 목조여래상 보물 된다
달마대사관심론은 선종 창시자인 달마대사가 설법한 교리를 정리한 불경이다.

백천사 소장본은 1335년 경주에서 만든 목판으로 조선시대 초기에 찍었다.

마지막 장에 간행 관련 기록이 남아 있다.

춘추경좌씨전구해는 춘추시대 역사서 '춘추' 주석서다.

보물로 새롭게 지정 예고된 책은 50권 5책으로, 1431년 경북 청도에서 다시 새긴 목판으로 인쇄했다.

국보로 추가될 가능성이 큰 영주 흑석사 복장유물은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와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 - 변상도'다.

변상도는 불교 경전 내용과 교리를 나타낸 그림이다.

모두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내부에서 나왔다.

이전에 국보로 지정된 전적과 서지학적으로 유사한 유물로 평가됐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와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우리나라 첫 시조집 '청구영언'·조계사 목조여래상 보물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