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7일 오후 3시35분

국내 사모펀드(PEF)인 프리미어파트너스 컨소시엄이 SK에코플랜트에 6000억원을 투자해 3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이와 별도로 IMM인베스트먼트는 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전기·전자폐기물 업체인 테스를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1조2000억원 중 4000억원을 대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산업에 국내 PEF 두 곳이 1조원을 베팅하는 것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프리미어파트너스에서 6000억원을 투자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로,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전환우선주(CPS)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전환우선주는 통상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 등에 우선권을 가진다. 이번에 발행하는 CPS에는 의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프리미어파트너스는 SK㈜에 이어 SK에코플랜트의 3대주주가 된다.

SK에코플랜트는 IMM인베스트먼트와도 손을 잡았다. 싱가포르 환경기업 테스를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인 것이다. 인수대금 1조2000억원 중 약 3900억원은 SK에코플랜트가 대고, 3900억원은 IMM인베스트먼트가 SK에코플랜트와 공동으로 만든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가 투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4200억원은 대출 성격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8일 싱가포르 PEF인 나비스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테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테스는 싱가포르 전자폐기물 회사로, 지난해 매출은 4140억원이다. 미국 등 21개국에서 43개 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자금 조달로 SK에코플랜트의 환경기업 변신 행보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제기된 자금 부담 우려도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폐기물·수처리업체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했고 지난해 6개 폐기물 소각기업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 연료전지 제작사 블룸에너지에 3000억원을 투자했고, 삼강엠앤티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2019년 말 40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66.8%에서 339.9%로 확대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최근 공격적인 M&A에 나서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긴 했지만 외부 자본 유치로 상당 수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