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니음반으로 본격 솔로 활동…"EXID 10년 최고 순간은 '위아래' 역주행"
"인생 전체로 보면 지금은 한창 뜨거운 여름 같아요.

하지만 가수 인생으로 보면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 있으니 초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네요.

"
첫 미니음반 '퍼스트 레터'(First Letter)를 발표한 걸그룹 EXID 출신 솔지는 25일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수 여정에서 지금을 '초여름'이라고 했다.

2006년 발라드 그룹 2NB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지 16년,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걸그룹 EXID로 2012년 데뷔한 것도 10년이 흘렀으니 '봄'은 아니라는 얘기다.

솔지는 "가수의 수명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저의 수명을 길게 잡고 있다"며 "오래 무르익을수록 더 빛나는 게 가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직 (가수 인생) 초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이 솔로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실물 음반인 만큼 팬들을 향한 첫 번째 편지라는 의미에서 '퍼스트 레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음반에는 타이틀곡 '계절의 끝에서'를 비롯해 이별의 아픔을 애절하게 담은 '이렇게 헤어지고 있어', 솔지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노래 '필로우'(Pillow) 등 총 6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계절의 끝에서'는 솔지만의 독보적인 가창력과 감성적인 음색이 특징인 노래로, 한 사람에 대한 서글픔과 추억을 그렸다.

제목부터 2월 말 겨울의 끝자락과 잘 어울린다.

제목 선정에는 EXID 동료 정화와 하니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솔지는 "겨울의 끝은 봄이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며 "차갑다기보다는 따뜻한 계절로 기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월생인 그에게 겨울은 자신이 태어난 계절이라 행복한 기억이 많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과 다른 경험을 했다.

일찍이 준비한 솔로 음반 발매가 늦어진 데다가 공연마저 취소됐기 때문이다.

솔지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힘들었던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고 되돌아봤다.

'겨울의 끝에서'는 요즘 쉽게 보기 어려운 기승전결이 뚜렷한 발라드다.

솔지의 섬세한 감정과 폭발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져 진한 여운을 남긴다.

솔지는 "그룹 활동을 하면서 댄스곡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발라드를 고르면 색다르겠다 싶었다"며 "팀 활동을 통해서는 퍼포먼스와 강렬한 비트의 댄스곡으로 인사드렸다면 솔로로서는 발라드로 만나 뵙고 싶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며 "5년, 10년 뒤에 들을 때도 추억이 되는 좋은 발라드곡이 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번 음반을 관통하는 주된 키워드는 '위로'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가사를 통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솔지는 "수록곡 '필로우'는 팬들을 생각하면서 사랑을 담아 가사를 썼다"며 "팬들이 내 노래를 들으면서 쉬었으면 좋겠다,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사에 참여했다.

내 노래가 대중분들께 '하루의 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EXID가 데뷔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년간 결정적인 순간을 물어보니 역시 히트곡 '위아래' 역주행 신화를 꼽았다.

"걸그룹에 도전한 것이 첫 번째 결정적인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위아래' 앨범이 나오기 전에 마지막 음반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했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죠."
그는 "(포기하지 않은) 그 결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고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은 EXID라는 팀도 없었다"며 "나를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 버틸 수 있었고 나 자신을 믿었다"고 회고했다.

힘든 시기 자신을 붙잡아 준 노래는 국민 MC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통해 발표한 노래 '말하는대로'였다고 한다.

유재석이 신인 시절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경험을 노래에 담았다는 사연에 노래를 듣고 눈물을 쏟았단다.

솔지는 "누구나 다 힘든 시간이 있지 않으냐"라며 "꿈을 이뤄내는 과정을 보는 것은 강력한 위로가 된다.

나도 내 인생이 누군가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걸그룹 멤버로서가 아닌 '가수 솔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또 다른 계기는 각종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MBC '복면가왕'이 파일럿 프로그램이었을 때 가왕 자리를 따내며 '걸그룹 가창 끝판왕'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솔지는 "경연 프로그램으로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서 이번에 내 노래로 인사드리면서 걱정도 됐고, 부담도 있었다"며 "대중들이 솔지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을 앨범 준비하면서 고민했고, 고민의 결과를 타이틀곡에 녹여내려고 노력했다"며 "감정선 부분과 그것을 터뜨렸을 때 호소력 짙게 들리려 힘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솔지는 다음 달 26∼27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첫 솔로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난다.

"다른 솔로 가수들과 차별화요? 저만 (장르가) 발라드인 것 같은데요.

하하하. 걸그룹 노래라기보다는 솔로 가수, 보컬리스트 노래로 들으실 수 있게끔 준비했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