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中 국책연구기관 "中, 러시아 경제 기꺼이 도울 것"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사회과학원 루샹(陸翔)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러시아가 경제를 유지하는 데 기꺼이 도움을 줄 것이며, 그러는 동안 유럽과 대화를 유지하며 리스크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 연구원은 25일 보도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국제 관계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러시아 에너지의 최대 수입국이 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에너지는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의 주요 분야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

러시아의 최대 원유 수출국은 중국이다.

미국과 동맹들이 러시아에 대한 신속한 제재에 나선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에 구명줄을 던질 수 있는 중국의 입장이 예의 주시되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3일 자로 러시아 전역에서 밀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SCMP는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의 러시아 밀 수입 발표가 공개된 것은 24일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몇 시간 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동안 중국과 체결한 계약의 일부"라며 "우크라이나 위기가 세계인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가 가해진 가운데 중국은 양국 관계 강화를 보여주는 신호로써 러시아 밀 수입 전면 개방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간 러시아산 밀 수입의 경우 노보시비르스크 등 일부 지역 생산분으로 한정해 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정상적인 교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기회로 러시아 내 위안화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CMP에 따르면 장한후이(張漢暉) 주러 중국대사는 지난 23일 러시아 통신사 인테르팍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고 위안화 표시 금융 상품과 준비통화를 구매하는 것을 기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위안화 결제 규모 확대는 중국과 러시아 간 금융 협력을 심화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의 약 17.5%가 위안화로 결제됐고, 이는 2014년의 3.1%에서 급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위안화는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12.8%를 차지했다.

장 대사는 "위안화는 러시아 시장에서 고유의 장점과 활용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 간 석유와 가스 계약은 주로 외화로 결제되고 있지만 우리는 양측 기업들이 위안화 결제 사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서방의 제재가 시작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위안화 등 다른 통화 비중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중국의 위안화 영향력 확대 계획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또 하나의 기회를 맞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