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무협도 전방위 대책마련…원자재-에너지동향 실시간 점검
국내 기업, 우크라이나서 13개·러시아서 120여개 사업장 운영
수출기업은 우크라이나 2천300여개, 러시아 5천400여개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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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방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24일 관계 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제25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대응 현황과 계획을 공유했다.

아직 실질적인 피해가 파악된 것은 없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경우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산업부는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기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산하 전력물자관리원에 수출통제 전담 상담창구인 '러시아 데스크'를 개설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러시아 데스크는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취급 품목이 미국의 수출통제 품목에 해당하는지를 상담해주는 동시에 절차적 대응과 법제 분석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산업부는 애초 미 정부가 제재를 본격화하면 러시아 데스크를 가동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기업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예정보다 앞당겨 운영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현지 진출 기업 및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돕기 위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무역협회를 중심으로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애로 사항을 실시간 접수 중이다.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120여개사에 달한다.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13개사로, 현재 모든 주재원이 철수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각각 2천300여개, 5천400여개사로 파악됐다.

코트라는 앞서 대응 단계를 상향 조치하고 부사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의 확대 운영을 시작했으며, 무역협회도 러시아 침공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긴급 대책반을 구성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산업부는 공급망 교란으로 원자재 및 에너지 수급 상황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수급 상황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와 0.1% 수준으로 교역 규모는 크지 않아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로 인해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수출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상 중장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전날 박진규 1차관 주재로 산업자원안보TF를 개최한 것도 원자재 및 에너지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산업부는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와 공급망분석센터를 통해 수급 차질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 중이며, 특히 에너지의 경우 수급·가격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 차질 시 즉시 다른 국가에서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사태 악화 시 비축유 방출도 검토 중이며 국제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확보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원자재 확보를 위해 자원부국으로 꼽히는 주요국 주한 대사를 초청해 원자재 공급망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전날 열린 간담회에는 인도네시아, 캐나다,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칠레, 필리핀 등 우리나라와 상호 의존성이 높은 9개 주한 대사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주요 국가 간에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대응함으로써 실물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자며 개별국가와의 업무협력(MOU) 체결을 위한 심층 협의 진행을 제안했다.

이에 각국 대사들은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답했으며, 산업부는 내달까지 각국 정부와 기업 협력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MOU 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