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학개미 해외주식 매입 등으로 대외금융자산 1천982억달러 급증
단기외채 비중 26.4%…1년새 0.1%p 하락

지난해 이른바 '서학개미' 등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입이 늘면서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확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증가 등으로 대외채무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단기외채 비율 등 채무 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게 한은과 정부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1천610억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말(1조9천628억원)보다 1천982억원달러 많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한국 대외 금융자산·채무·채권 역대 최대…"외채건전성 양호"
대외금융자산 중 1년간 거주자의 증권투자가 1천270억달러나 불었고, 직접투자와 중앙은행 준비자산(외환보유액)도 각 506억달러, 200억달러 증가했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외금융자산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증권투자 중에서도 지분증권(주식) 투자 증가가 증가한데다 미국 주가도 지난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작년 말 현재 1조5천231억달러로, 1년 사이 264억달러 늘었다.

하지만 대외금융부채 항목 가운데 비(非)거주자의 지분증권 투자는 오히려 395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자산의 증가 폭이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을 크게 웃돌면서, 한국의 대외 지급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도 작년 말 기준 6천379억달러로 역대 가장 큰 규모까지 늘었다.

2020년 말과 비교하면 1천718억원이나 많다.

한국 대외 금융자산·채무·채권 역대 최대…"외채건전성 양호"
우리나라의 작년 말 기준 대외채무(6천285억달러)는 1년 전보다 836억달러, 대외채권(1조779억달러)도 502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와 대외채권 모두 최대 기록이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 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결국 가치가 유동적인 주식 등을 제외하고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만을 말한다.

대외채무의 경우 일반정부, 예금취급기관 등에서는 부채성 증권(채권)이 늘었고 중앙은행에서는 특별인출권(SDR)이 대외채무 증가의 요인이 됐다.

지난해 8월 IMF는 출자 지분을 반영해 한국에 약 117억달러 상당의 SDR을 배분했다.

SDR은 언제라도 달러 등 주요국 통화로 교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 외환보유액에 포함돼 대외금융자산으로 잡히는 동시에 대외 장기채무로도 계상된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천494억달러로 2020년 말보다 334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의 비중은 26.4%로 1년 사이 2.8%포인트(p) 떨어졌고, 우리나라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35.9%)도 0.1%포인트 낮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외채 증가의 주요 원인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국내기관의 외화채권 발행 등으로 장기 외채가 늘어난 것"이라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64조5천억원이나 유입된 데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긍정적 시각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채 건전성에 대해서도 "단기외채 비중이 2015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