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내집마련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43% 불과
국토연구원 조사…20∼30대 42%는 부모 지원받아 독립

미혼인 20∼30대 무주택자 10명 중 7∼8명은 '내 집은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득과 자산을 고려했을 때 향후 10년 안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무주택 미혼 청년은 43%에 불과했다.

국토연구원은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30 미혼 청년의 주거 여건과 주거인식' 보고서를 국토이슈리포트에 게재했다.

이 보고서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 청년 3천9명을 대상으로 작년 9월 17∼28일 웹·모바일을 통해 설문한 것을 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 20∼30대 미혼 청년 중 14.5%는 본인 소유의 주택이 있었고, 85.5%는 무주택자였다.

무주택 미혼 청년 가운데 77.0%는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미혼 무주택자 77%는 "내 집은 꼭 소유해야"
'내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주택 청년 가운데 81.3%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본인의 소득과 자산을 고려했을 때 10년 이내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6%에 그쳤다.

주택 소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는 청년의 경우 10년 내 주택 소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57.9%로 부모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는 청년(41.4%)보다 높았다.

20∼30대 미혼 무주택자 77%는 "내 집은 꼭 소유해야"
향후 10년 내 주택 소유가 불가능할 경우 고려하는 주거 형태로는 일반 전월세가 60.3%, 공공임대주택이 37.6%로 조사됐다.

20∼30대 미혼 청년 중 부모에게서 독립한 비율은 34.2%였다.

이들의 상태는 직장인(59.6%)이 가장 많았고, 학생(18.1%), 취업준비생·수험생(9.0%), 파트타임(7.6%), 자영업자(4.4%), 기타(1.2%) 등의 순이었다.

부모에게서 독립한 미혼 청년이 거주하는 주택 유형은 연립·다세대주택이 3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파트(25.3%), 오피스텔(17.5%), 단독주택(15.2%) 순이었다.

주택 점유 형태는 보증부월세가 43.8%로 가장 많았고, 전세가 31.1%로 뒤를 이었다.

보증금 없는 월세는 5.8%, 무상은 4.6%였으며 자가는 14.6%였다.

부모에게서 독립한 20∼30대 미혼 청년 가운데 42.1%는 부모의 지원을 받아 독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 미혼 무주택자 77%는 "내 집은 꼭 소유해야"
부모에게 받은 지원의 종류는 임차보증금(60.5%), 초기월세(19.2%), 주택구입자금(16.2%), 기타(3.8%), 보증금과 월세(0.3%) 등의 순이었다.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은 주택 지원금의 규모는 평균적으로 보증부월세 보증금의 60.9%, 전세보증금의 45.3%, 자가주택 가격의 45.1% 수준으로 조사됐다.

20∼30대 미혼 청년들은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정부의 주거정책을 신규주택 공급 확대(5점 만점에 3.90), 무주택 청년 대상 주거비 지원(3.79), 공공임대주택 공급(3.71), 세입자 권리 강화(3.58), 새로운 형식의 분양주택 도입(3.49) 순으로 꼽았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기대가 중요하게 나타난 것은 부모 세대의 소득·자산 격차가 자녀 세대로 대물림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부모의 도움 없이도 적정한 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정책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