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지난해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에도 대작 히어로물이 극장가를 휩쓸 전망이다. 배트맨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더 배트맨’과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마블 히어로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시즌 2)가 올 상반기에 잇달아 개봉한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 히어로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한국 영화의 개봉 기피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 영화 점유율 11년 만의 최저치

22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30.1%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61.0%에 달했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외화보다 낮아진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도 11년 만이다. 코로나19로 관객이 급감한 가운데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해 컴퓨터그래픽(CG) 등 볼거리가 풍부한 일부 할리우드 대작에 관객이 편중됐기 때문이다.

지금도 국내 극장가에선 ‘스파이더맨’에 출연한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언차티드’가 지난 16일 개봉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 영화 대부분은 오미크론 악재에다 할리우드 대작과의 경쟁에 밀려 개봉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에 나온 ‘킹메이커’ ‘해적: 도깨비 깃발’ 이후 특별한 개봉작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할리우드 대표 히어로물이 잇달아 개봉할 예정이어서 영화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더 배트맨’과 오는 5월 공개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모두 팬덤이 막강한 만큼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히어로물 개봉 소식만으로도 들썩

‘더 배트맨’
‘더 배트맨’
‘더 배트맨’은 새해 첫 히어로물이라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2일 기준 4만3000여 명이 사전에 티켓을 산 ‘더 배트맨’은 예매율 1위(25%)를 기록 중이다. ‘트와일라잇’ ‘테넷’ 등에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이 새롭게 배트맨을 연기한다. ‘혹성탈출’을 만든 맷 리브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전 배트맨 시리즈가 영웅으로서의 고뇌에 초점을 맞췄던 데 비해 이번 작품은 탐정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한다. 영화는 자비 없는 배트맨과 그를 뒤흔드는 악당 리들러(폴 다노 분)의 대결을 중점적으로 그린다. 배트맨은 리들러가 던진 단서를 추적하며 탐정으로 맹활약한다.

마블 히어로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상상을 뛰어넘는 세계인 ‘멀티버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존 현실과 새로운 차원의 경계가 무너지고, 압도적인 비주얼의 세계가 펼쳐진다. 시즌 1에 이어 컴버배치가 출연하며,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인 완다(엘리자베스 올슨 분)가 닥터 스트레인지와 대결을 펼친다. 연출은 ‘스파이더맨’ 3부작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샘 레이미 감독이 맡았다.

2016년 개봉한 시즌 1은 천재 의사가 최강의 슈퍼 히어로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담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시즌 2에 대한 기대도 크다.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2640만 회에 달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4~5월은 지금까지 미처 개봉하지 못한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노리고 있는 시기인데 마블 히어로물과 경쟁해야 할 판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