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육박 프랜차이즈 치킨 속 틈새시장 노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경우 지난해 프라이드치킨 매출이 전년 대비 31.1% 상승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치킨 매출이 각각 19.6%, 37.2% 증가했다. 매장에서 직접 튀겨 파는 편의점 치킨은 프랜차이즈 업체 치킨보다 저렴해 1인 가구나 혼술족 사이에서 인기다. 과거엔 조각형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수요가 늘면서 한 마리 치킨도 판매하는 추세다. 프랜차이즈 치킨들이 속속 값을 올리면서 편의점 치킨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GS25가 지난해 자체 브랜드 '치킨25'에서 선보인 한 마리 제품 '쏜살치킨'(1만원)은 출시 한 달 만에 7만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치킨브랜드 '프라이드'를 리뉴얼하고 9900원짜리 한 마리 치킨과 닭강정 등을 내놓았다. CU는 9900원에 순살치킨과 치즈볼, 콜라까지 주는 '자이언트 치킨박스'를 이달 초 출시했다.
한 마리당 1만원대 후반~2만원대에 형성된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 값과 비교하면 편의점 치킨 값은 ‘반값’ 수준인 셈. 프랜차이즈 치킨처럼 배달 주문도 가능하다. 편의점 배달료(3000원)를 붙이더라도 값은 최대 1만3000원을 넘지 않는다. 2010년 롯데마트에서 한 마리당 5000원에 내놓아 반향을 일으킨 ‘통큰 치킨’이 떠오르는 가격대다. 퇴근 후 종종 편의점 치킨을 사먹는 직장인 박모 씨(46)는 “요즘은 치킨 한 마리 사 먹으려면 2만원은 든다. 가격이 부담스러워 편의점에서 맥주와 함께 치킨을 사먹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즉석조리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제품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GS25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1인용 더큰반마리치킨'(6900원)은 프랜차이즈에서 주로 사용하는 9~10호 닭보다 큰 11~12호 국내산 닭으로 용량을 키웠다. 세븐일레븐은 고올레산 대두유를 사용해 포화지방산 함량이 적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편의점의 '올 인 원' 전략이 소비자들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이 치킨을 사면서 맥주도 고르고 간식거리도 구매하는 등 다양한 구매 품목을 비교적 작은 묶음으로 한 번에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자들이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다닐 수 있는 범위)'을 선호하는 데다 1·2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편의점 점주들도 치킨 손님으로 맥주 등 주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고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