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지자들, 퍼포먼스 패러디한 '밈 전쟁'도
어퍼컷·하이킥·야구 스윙…'퍼포먼스 대선', 정책은 뒷전?
'차고, 꽂고, 휘두르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퍼포먼스 대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하이킥'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어퍼컷'을 한 데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2일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선거 운동의 역동성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퍼포먼스의 장점은 뚜렷하다.

유권자의 주목도를 끌 수 있는 만큼 '히트 상품'이 되면 더할 나위 없는 전략이기도 하다.

다만 각 정당이 정책 대결의 선명성보다는 퍼포먼스와 같은 '쉬운 길'에만 매몰된다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나아가 다른 정당의 퍼포먼스는 조롱하면서도 자당 후보의 퍼포먼스는 치켜세우는 형국이 피로감을 준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어퍼컷·하이킥·야구 스윙…'퍼포먼스 대선', 정책은 뒷전?
퍼포먼스 유행의 시작은 윤 후보가 허공에 주먹을 꽂는 '어퍼컷'이었다.

당초 윤 후보가 즉흥적으로 시작한 퍼포먼스였지만, 각종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만들어지고 인기를 끌며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어퍼컷 퍼포먼스를 역재생해 응원단 음악을 깔아놓은 게 대표적이다.

어퍼컷을 날리자 이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 씨가 넘어지는 밈도 한때 유행했다.

이제는 매번 유세 현장을 갈 때마다 '어퍼컷'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어퍼컷이 정치 보복 의지를 담은 동작이라며 비판하던 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부스터킥' 퍼포먼스를 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어퍼컷·하이킥·야구 스윙…'퍼포먼스 대선', 정책은 뒷전?
이 후보는 지난 19일 전북대 앞 유세에서 "코로나 째깐한(쪼그만) 거 확 해불쳐 버리겠다"고 말하며 허공을 향해 오른쪽 다리를 높이 차올렸다.

코로나를 시원하게 걷어차겠다는 취지의 동작이었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 후보가 아무리 급해도 허경영 후보의 무궁화발차기를 따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 후보는 무대에 올라 태권도복을 입고 '코로나 위기', '자영업자 고통'이라고 적힌 송판을 격파하기도 했다.

여권 지지자들도 '밈 전쟁'에 가세했다.

이 후보가 '부정부패', '친일파', '검찰권력', '코로나', '토건세력' 글귀는 발로 차서 날리는 밈이 대표적이다.

어퍼컷·하이킥·야구 스윙…'퍼포먼스 대선', 정책은 뒷전?
다음 '타자'로는 안철수 후보가 나섰다.

야구 방망이를 들고서다.

안 후보는 이날 고향 부산을 찾아 '4번 타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양강 후보를 겨냥한 듯 "마∼ 고마해라"라고 소리치며 스윙을 두 차례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불평등과 차별, 유리천장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퍼포먼스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 정호진 선임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얇은 막을 뚫는 식의 퍼포먼스로 우리 사회 곳곳에 녹아 있는 차별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구상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