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근, 돌연 尹 지지선언…이재명에 "괴물 대통령" "썩은 사과" 악담
지지층 결집 악재 우려 속 이낙연 지지자 3만명, 이재명 지지선언
'개인 일탈' 선긋기 속 이낙연, TV 찬조연설 1번 타자 등판
'김어준 신천지'에 '정운현 尹지지'…與 명낙대전 악몽 재발하나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당내 화학적 결합을 해치는 사건들이 줄이어 터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가 작년 대선 경선 때 신천지가 개입해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대거 투표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이 위원장의 측근 인사가 21일 돌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지지선언까지 하고 나섰다.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이 후보를 향해 "괴물 대통령", "보통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썩은 사과" 등 독설을 내뱉었다.

'김어준 신천지'에 '정운현 尹지지'…與 명낙대전 악몽 재발하나
당내 일각에서는 '명낙대전'으로 상징됐던 지지층 내 파열음이 대선 막바지 들어 다시 표면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특히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이었던 정 전 실장의 이탈 이면에는 당내 '이낙연 지지자'들의 오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당내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8일 순천 유세에서 이 위원장이 지지 발언을 하던 도중 이재명 후보가 입장하자 현장 실무진이 큰 소리의 로고송을 튼 사건이 유튜브와 SNS를 통해 '이낙연 지지자'들 사이에 퍼졌고, 정 전 실장도 이를 계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앞서 정 전 실장은 이 위원장에게 해당 의사를 전했으며 이 위원장은 세 차례나 전화를 걸어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아무리 말려도 설득이 안 됐다고 한다"며 "저쪽에서 자리를 제안받은 모양이다.

자리 때문에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했다.

당장 당내에서는 정 전 실장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운현씨, 잘 가시오. 멀리 안 나갑니다.

많이 배고프셨나 봅니다"라며 "당신 한 사람의 분노 유발로 열 사람을 결집시키고 있습니다.

오히려 고맙소"라고 적었다.

이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이병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 전 실장의 행보가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낙연 경선캠프는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해체했고 정 전 실장은 그 이후 이 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김어준 신천지'에 '정운현 尹지지'…與 명낙대전 악몽 재발하나
선대위는 정 전 실장이 민주당원이 아닐 뿐더러 '이재명 선대위'에 참여하지도 않았던 만큼 '개인 일탈'로 규정하며 확실히 선을 긋는 분위기다.

오히려 대선 막바지 당내 친문을 비롯한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했다.

경선 당시 이 위원장을 지지했던 여권 원로 인사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 지지 선언에는 약 3만명이 서명했다.

회견에 동석한 우 본부장은 "오래전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는 지지했으나 이재명 후보는 지지하지 못하던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이 결집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이날 밤 TV 찬조 연설 1번 타자로 나선다.

연설의 핵심 주제는 '국민 통합'으로, 이 위원장은 당적과 관계없이 유능한 인사들을 참여시키는 이 후보의 '국민 내각' 공약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처음으로 TV 찬조연설을 하는 하필 오늘 이 위원장 측근 인사가 사고를 쳤다"며 "개인 일탈이기는 하지만 굳이 상처에 고춧가루 뿌리고 갈 필요가 있었느냐"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