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사냥, 시작과 끝 책임진 빙속…"밀라노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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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전 베이징올림픽 폐막
한국, 금2 은5 동2 종합 14위
'최약체' 우려 깬 반전 드라마
김민석 1500m 銅…한국 첫 메달
정재원·이승훈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銀·銅메달 따내며 피날레
女 500m 김민선도 '톱10' 올라
4년 뒤 메달 입상 기대감 높여
한국, 금2 은5 동2 종합 14위
'최약체' 우려 깬 반전 드라마
김민석 1500m 銅…한국 첫 메달
정재원·이승훈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銀·銅메달 따내며 피날레
女 500m 김민선도 '톱10' 올라
4년 뒤 메달 입상 기대감 높여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20일 폐막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에 큰 기대를 건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남녀 단거리 최고 스타였던 모태범(33)과 이상화(33)가 은퇴했고, 장거리 간판인 이승훈(34)은 과거 후배 폭행으로 1년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아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워져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뚜껑이 열리자 멋진 반전이 펼쳐졌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한국 대표팀 메달 사냥의 첫 번째와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난 4년간의 마음고생을 딛고 일어선 김보름(29)과 박지우(24)도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번 대회 초반 쇼트트랙에서 중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이 나오면서 한국 선수단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팀 전체의 사기마저 꺾이는 듯했다. 이때 반전을 만들어낸 것이 스피드스케이팅이었다. 대회 5일차였던 지난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빙속 괴물’ 김민석(23)이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2018 평창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 유일의 메달리스트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190㎝대의 네덜란드 장신 선수들과 당당하게 시상대에 선 김민석은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도 차민규(29)가 평창 대회에 이어 또다시 은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대표팀의 사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는 정재원(21)과 이승훈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정재원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는 데 페이스메이커로서 기여했다. 4년 만에 그는 당당하게 주연으로 떠올랐다.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그는 이승훈을 제치고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딴 벨기에의 바르트 스빙스(31)와는 불과 0.07초 차이였다.
이승훈도 막판 불꽃 같은 질주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개인 종목 시상대에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올라가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이승훈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올림픽 메달(금2, 은3, 동1)을 따내며 동계 종목 사상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세웠다.
여자 대표팀도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날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는 김보름이 5위를 기록했다. 그는 2018년 평창대회 팀 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가해자라는 누명을 쓰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었다.
김보름은 경기를 마친 뒤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뛰어 행복했다.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4년 뒤를 기약했다. 김보름과 함께 오명을 쓰고 마음고생을 했던 박지우는 준결승에서 넘어져 결승전 진출이 좌절됐지만 끝까지 완주해내며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026년 밀라노 대회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 정재원과 김민석 모두 20대 초반이라 4년 뒤에도 최고의 기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단거리의 김민선(23)도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에 큰 기대를 건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남녀 단거리 최고 스타였던 모태범(33)과 이상화(33)가 은퇴했고, 장거리 간판인 이승훈(34)은 과거 후배 폭행으로 1년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아 올림픽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워져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뚜껑이 열리자 멋진 반전이 펼쳐졌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한국 대표팀 메달 사냥의 첫 번째와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난 4년간의 마음고생을 딛고 일어선 김보름(29)과 박지우(24)도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번 대회 초반 쇼트트랙에서 중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이 나오면서 한국 선수단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팀 전체의 사기마저 꺾이는 듯했다. 이때 반전을 만들어낸 것이 스피드스케이팅이었다. 대회 5일차였던 지난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빙속 괴물’ 김민석(23)이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2018 평창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 유일의 메달리스트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190㎝대의 네덜란드 장신 선수들과 당당하게 시상대에 선 김민석은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도 차민규(29)가 평창 대회에 이어 또다시 은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대표팀의 사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는 정재원(21)과 이승훈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정재원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는 데 페이스메이커로서 기여했다. 4년 만에 그는 당당하게 주연으로 떠올랐다.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결선에서 그는 이승훈을 제치고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딴 벨기에의 바르트 스빙스(31)와는 불과 0.07초 차이였다.
이승훈도 막판 불꽃 같은 질주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개인 종목 시상대에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올라가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이승훈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올림픽 메달(금2, 은3, 동1)을 따내며 동계 종목 사상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세웠다.
여자 대표팀도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날 열린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는 김보름이 5위를 기록했다. 그는 2018년 평창대회 팀 추월 종목에서 ‘왕따 주행’ 가해자라는 누명을 쓰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었다.
김보름은 경기를 마친 뒤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뛰어 행복했다.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4년 뒤를 기약했다. 김보름과 함께 오명을 쓰고 마음고생을 했던 박지우는 준결승에서 넘어져 결승전 진출이 좌절됐지만 끝까지 완주해내며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026년 밀라노 대회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 정재원과 김민석 모두 20대 초반이라 4년 뒤에도 최고의 기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단거리의 김민선(23)도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