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보다 '공익 극대화' 추구
파타고니아·유니레버도 받아
국내선 트리플래닛 등 인증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77개국에서 4427개 기업이 비콥 인증을 받았다. ESG 열풍에 힘입어 주요 글로벌 기업이 비콥 대열에 동참하면서 인증 기업 수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비콥 인증은 2006년 스탠퍼드대 출신 창업자 3명이 설립한 비영리기업 비랩(B-Lab)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기업이 매각돼 대주주가 바뀌면 기업 목표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좋은 기업 목표가 지배구조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게 비콥 인증이다. 사람, 지구, 이윤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에 인증이 부여된다. 비콥의 머릿글자인 ‘B’는 benefit(혜택)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 얻는 이윤(profit)과 구분되는 개념으로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환경 등에 두루 보탬이 되는 활동을 추구해 사회가 받는 총체적 혜택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이 비콥 인증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 ESG를 중시하는 벤처캐피털이 많아졌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신발업체 올버즈,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 안경업체 와비파커 등이 비콥 인증을 받은 뒤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트리플래닛, 아이오니아, 캄포스 등의 스타트업이 비콥 인증을 받았다.
업계에선 비콥 인증이 내세우는 ‘베네핏 기업’의 개념이 확산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문성후 ESG학회 부회장(미국 뉴욕주 변호사)은 “베네핏 기업의 목표는 공익 극대화”라며 “기업 경영진이 배임의 부담 없이 회사 재원을 공익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현화 한경 ESG 기자 kuh0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