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고 수고했어. 정말 잘했어!"
한일 간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을 보여 주었던 이상화(32)가 라이벌이자 친구인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고다이라 나오(35)에게 남긴 이 같은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일본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 등 일본 언론은 이상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이벌에게 위로를 전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상화는 전날 고다이라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경기에서 10위에 그치자 고다이라를 위로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상화는 "우리가 꿈꿔왔던 높은 곳 높은 자리에 우리의 이름이 나란히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우리가 처음 만난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꾸준히 잘해왔고 충분히 잘했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일본어로 'おちゅかれさまだよ'(수고했어)라고 끝맺었다.
이상화는 전날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도 "(고다이라가)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지금은 만나서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KBS 해설위원인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출전한 경기장에서 시합 후 손을 흔들었고 고다이라도 이를 알아채고 손을 흔들며 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다이라는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500m와 1,000m에 출전했으나 입상에 실패했다.
고다이라는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우정을 전하는 일본 기사에는 감동했다는 댓글이 잇달아 달렸다.
네티즌들은 '격려만 봐도 고다이라를 정말 친구로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전해진다.
둘의 우정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같은 무대에서 뛴 라이벌이어서 단단한 우정이 멋지다', '상화가 최고의 위로 말을 남겼다.
고다이라 수고했다'고 적었다.
고다이라는 앞서 지난 13일 열린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도 17위에 그쳤다.
이 경기를 지켜본 이상화는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금은 은퇴한 이상화는 10대 때부터 직전 동계올림픽인 평창 대회까지 고다이라와 라이벌 관계이면서도 친구로 우정을 쌓았다.
이상화는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평창에서는 고다이라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이상화는 은메달을 각각 따냈다.
평창 대회에서 1등을 한 고다이라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상화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은 한일 양국 팬들의 찬사를 받으며 평창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