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대화하려 북한 위협대응 희생해선 안돼"
"김정은 목표는 제재완화·핵유지·한미동맹 분열·한반도 지배"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목표가 대북제재 완화와 핵무기 유지, 한미동맹 분열, 한반도 지배 등 네 가지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미군 해군협회 등이 주최한 'WEST 2022' 포럼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북미관계 변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지만 김정은의 목적은 다른 데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8일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정은이 조만간 핵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이 지난달 7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을 두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길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위협 대응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런 접근법을 이미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한 뒤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제재 완화가 협상 결과로 나온다면 괜찮지만, 이를 북한에 미리 제공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과의 대화로 가기 위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의 능력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과 중국이 한미관계 악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한미동맹에 의구심을 갖게 하기 위한 잘못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홍콩, 신장(新疆) 지역, 대만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중국이 국제적인 협약을 위반하고 동북아와 아시아 그 너머의 패권을 모색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한미일 3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협의체인 쿼드(Quad)에 대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안보 협의체가 아니라 역내 기회와 도전에 대한 공동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모임"이라고 규정하며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역내에 '쿼드 사무국'을 설립해 쿼드에서 다룰 의제나 참여국 확대 여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해리스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한대사에 발탁, 2018년 7월부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해 1월까지 재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