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정 전기요금 평균 50% 상승
터키, 물가 급등에 전기요금 재조정
급격한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터키 정부가 전기요금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각료회의 마친 후 TV 연설에서 "과도한 전기료를 내는 가정이 없도록 전기 요금 체계를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민사회 단체들에는 기업에 적용하는 고율의 전기요금 체계를 적용하지 않겠다"며 "약 400만 가구에 전기 요금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매체들은 터키 정부가 전기 사용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요금을 납부하게 한 누진제를 손볼 것으로 예상했다.

터키 정부는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1월부터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그 결과 지난달 각 가정에 부과된 전기요금은 전 달에 비해 평균 50%가량 상승했으며, 기업과 일부 고전력 소비 가정의 전기요금은 전달보다 1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이 급등하자 곳곳에서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일부 소규모 사업체는 상점 창문에 전기요금 고지서를 붙여두기도 했다.

최근 터키는 전기요금 외에도 주거비·식료품비·대중교통 요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물가 급등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의 공식 통계 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탯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2021년 1월과 비교할 때 48.6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4월 이후 최대의 물가 상승 폭이다.

터키, 물가 급등에 전기요금 재조정
/연합뉴스